이미지 확대보기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오른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을 13.6% 올렸다. 기존 제시했던 가격이 현재 주가에 미치지 못하자 가격을 올려 고려아연 주주들의 공개 매수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항 공개 매수 등 반격에 나설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MBK과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13.6% 올린 75만원으로 변경한다는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와 동시에 영풍정밀 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MBK가 공개 매수 가격을 올린 것은 기존에 제시했던 가격이 현재 주가에 미치지 못하자 가격을 올려 고려아연 주주들의 공개 매수 참여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개인, 외국인, 기관 등은 주자보다 매입가가 높아야 공개 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입 자금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MBK는 당초 이번 공개 매수에 투입되는 비용을 최대 주식 수 기준 고려아연은 1조9964억원, 영풍정밀 1368억원 등 총 2조1332억원이었다. 하지만 가격 상향으로 고려아연은 2조2686억원, 영풍정밀은 171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3000억원가량 자금이 더 필요한 것이다. 증가한 금액은 영풍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25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30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묻지 마 빚 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공개 매수 가격 상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개 매수가 인상은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겠다는 의도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조만간 최 회장이 대항 공개 매수 등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 일본 도쿄를 찾아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소속 고위 관계자와 회동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고려아연은 23년 만에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이를 통해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동시에 정부에 자사 배터리 소재 관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신청했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받아들여질 경우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M&A를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 등 외국에 매각되기 어렵게 만들어 MBK가 구상하고 있는 재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 계획에 타격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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