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만 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팬들이 요구한다면 그것에 맞춰 어떤 것이든 보여드리겠다."
2024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 출전을 앞둔 한국 대표 네 팀의 공식 미디어 데이에서 김정균 T1 감독과 디플러스 기아의 '쇼메이커' 허수 선수가 한 말이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소재한 LOL e스포츠 공식 경기장 'LOL 파크'에선 26일 오후 2시 월드 챔피언십 미디어 데이가 열렸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대표해 참가하게 된 한화생명 e스포츠와 젠지 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 T1 등 네 팀의 감독과 선수 대표 2인 총 12명이 현장에 함께했다.
2024 LOL 월드 챔피언십은 유럽 독일에서 지난 25일 막을 열었다. LCK는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른 팀으로 이번 월드 챔피언십 20개 팀 중 4팀을 출전시킬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으며 후보 네 팀 모두 오는 10월 3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16강 '스위스 스테이지'에 직행했다.
LCK 외에도 2021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중국의 LPL 역시 네 팀이 16강에 직행했다. 특히 올해 스프링 스플릿, 서머 스플릿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린 'LPL의 왕' 빌리빌리 게이밍(BLG)은 LCK 입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실제로 선수들에게 월드 챔피언십에서 만나고 싶은 해외 선수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한화생명의 '피넛' 한왕호와 T1의 '오너' 문현준은 BLG 정글러 '웨이' 옌양웨이를 지목했다.
젠지의 '기인' 김기인은 "특정 선수보단 LPL, 그 중에서도 BLG가 가장 잘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의 '도란' 최현준과 디플러스의 '루시드' 최용혁은 "LPL 선수들이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LPL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T1의 '페이커' 이상혁과 디플러스 기아의 '쇼메이커' 허수는 "특정 선수보단 모든 팀이 각양각색의 강점을 갖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LPL 외 타 팀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젠지의 '캐니언' 김건부 선수는 "그간 국제전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G2의 '야이크' 선수를 만나고 싶다"며 유럽 팀을 호적수로 꼽았다.
경계 대상 외에도 과거 한 팀에서 만났던 동료들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넛 선수는 과거 LPL의 LGD 게이밍 팀 동료였으며 지금은 탑 e스포츠(TES)의 코치로 있는 '시예' 쑤한웨이를 언급하며 "유럽에서 같이 식사 한 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인 선수의 아프리카 프릭스(현 광동 프릭스) 시절 팀 동료였던 '서밋' 박우태는 라틴 아메리카 리그 LLA의 모비스타 R7 소속으로 출전, 스위스 스테이지 진출을 위한 20강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 출전한다. 기인 선수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서밋을 재회한다면 감회가 정말 새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업, 올해 처음으로 'LOL e스포츠 파워 랭킹'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챔피언십 개막 직전 기준으로 LCK 네 팀은 각각 젠지가 1위, 한화생명 3위, T1 6위, 디플러스는 7위에 올랐다. 2위와 4위는 중국의 BLG와 TES, 5위는 유럽의 G2다.
김정수 젠지 감독은 "파워랭킹은 우리가 직접 정하는 것이 아니니 특별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페이커 선수는 "팬들이 재밌게 즐길 거리가 생겼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큼, 선수로서는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