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상업용 완전 자율주행차, 즉 로보택시의 베일이 내달 10일(이하 현지시각) 벗겨질 예정이다.
공개 시점이 당초 8월로 예정됐었으나 내달로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려왔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 공개일이 더 가까워지면서 로보택시 띄우기에 한창이다.
지난 21일 자신이 소유한 X에 올린 글에서 로보택시의 요금이 버스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지게 될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데 이어 26일 X에 또 글을 올려 “로보택시는 역사에 기록될 사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보택시 요금이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표적인 대중교통 요금보다 저렴할 것이란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로보택시의 공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보택시에 대한 여러 의문부호가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 로보택시 이용료, 대중교통 요금의 배 추산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버스를 몰아낼 정도로 로보택시 이용료가 매우 저렴할 것이란 주장부터 도마에 올랐다.
일렉트렉은 미국 버지니아대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나온 테슬라 로보택시 요금 관련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로보택시 요금이 대중교통 수단 요금보다 저렴할 것이란 머스크의 주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 기반의 로보택시를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 로보택시 요금은 마일당 0.66달러(km당 약 911원)로 추산됐다.
일렉트렉은 “현재 미국 뉴욕시 기준으로 버스 및 지하철 요금은 월 132달러(약 17만원) 수준인데 이 연구 결과와 비교해보면 로보택시 요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뉴욕 대중교통 요금의 두배 수준이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일렉트렉은 “다만 우버 택시 요금과 비교하면 로보택시 요금이 상당히 저렴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덧붙였다.
◇ 테슬라 FSD, 주행 중 21km마다 운전자 개입 필요
일렉트렉에 따르면 로보택시가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나올 것이라는, 즉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차로 나올 것이라는 머스크의 주장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렉은 “로보택시에 적용되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다는 주장을 미국의 자동차검사 전문업체 AMCI 테스팅이 제3자 입장에서 최근 검증해본 결과 주행 중 매 13마일(약 21km)마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FSD를 발표한지 3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운전자 개입 정도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투자자들의 의문
같은 맥락으로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로보택시 공개일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으나 로보택시의 사업성에 대한 의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로보택시 사업을 테슬라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것이 머스크의 야심찬 계획이지만 테슬라의 예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의문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예비 투자자들이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에 대해 품고 있는 의문은 대체로 두 가지로 압축된다고 전했다.
첫째는 테슬라 전기차 차주들이 자신의 차를 로보택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의 현실성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UBS의 조지프 스파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들에게 돌린 투자노트에서 “모델Y를 예로 들면 많게는 4만5000달러(약 6000만 원) 정도 들여 구입한 전기차를 모르는 사람에게 쉽사리 내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머스크의 생각을 현실화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로보택시로 운영되는 동안 정비, 청소 등 차량 유지의 책임을 누가 저야 하는지의 문제로 불확실한데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차량 운전자가 확장된 상황에서 어느 범위까지 보험을 적용해야 하는지의 문제도 수반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로보택시로 임대하려는 차주들이 적으면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로보택시를 운영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서도 스파크 애널리스트는 “엄청난 자금 부담이 따르는 문제여서 더 큰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앞으로 가중될 투자 부담을 테슬라가 견딜 수 있느냐의 문제다.
모건스탠리의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애덤 조나스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과 관련해 장기적인 투자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이 피 튀기는 경쟁을 이미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셈”이라면서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수십억~수백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금을 테슬라가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