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충격으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 주가에 또 한번 직격탄을 날렸다.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디트로이트 빅3가 함께 급락했다.
영업이익 마진율, 두 자릿수에서 5%대로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수요 둔화 충격이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입증했다.
스텔란티스는 당초 ‘두 자릿수’로 예상했던 올해 전체 영업이익 마진율을 이날 5.5~7%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자유현금흐름(FCF)도 당초 예상했던 플러스(+) 흐름이 아닌 마이너스(-) 50억~100억 유로를 전망했다. 보유 현금을 급격하게 까먹을 것이란 경고다.
스텔란티스는 이 같은 비관적 전망으로 돌아선 이유로 북미 지역 도매 출고 위축과 중국 시장 경쟁 심화를 꼽았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침체 우려 재확인
스텔란티스의 경고는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이미 독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중국 시장 경쟁 심화를 이유로 자체 실적 전망을 낮춰 잡은 바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들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약 16% 급감했다. 스텔란티스 자동차를 파는 딜러업체들은 심각한 재고를 떠안고 있다.
어두운 전망
스텔란티스의 이날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은 심각한 재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실패했다는 뜻이다.
번스타인의 스티븐 라이트먼 애널리스트는 이날 분석 노트에서 스텔란티스가 그동안 수개월에 걸쳐 미국내 딜러업체들의 심각한 재고를 낮추기 위해서는 그저 소규모 대응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이날 발표는 그런 계획이 통하지 않았다는 선언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애스턴마틴도 실적 경고
스텔란티스가 실적 부진을 우려한 이날 007 제임스 본드 자동차로 유명한 영국 명품 자동차 업체 애스턴마틴도 실적 경고를 내놨다.
역시 중국 시장 수요 둔화를 이유로 꼽았다.
애스턴마틴은 공급망 차질과 중국 수요 둔화 충격으로 인해 올해 남은 석 달 자동차 판매 대수가 예상을 밑돌 것으로우려했다.
애스턴마틴 주가는 이날 런던 주식 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39.10파운드(24.51%) 폭락한 120.40파운드로 추락했다.
애스턴마틴은 올 상반기 약 2000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평균 판매가는 약 36만7000달러였다.
중국이 문제
중국인민은행(PBOC)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지도부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터라 이후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중국 시장은 고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심각한 압박을 받는 중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같은 덩치 큰 자산을 선뜻 구매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비록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이후 자동차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올해 안에는 그 효과가 가시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확인되고 있다.
테슬라, 소나기 피해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는 그러나 자동차 종목들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선방했다.
오는 2일 테슬라의 3분기출하 통계가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낙관, 10일로 예정된 로보택시데이 기대감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테슬라는 심지어 이날 1%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을 정도다.
테슬라는 장중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결국 1.17달러(0.45%) 오른 261.63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2.01달러(12.52%) 폭락한 14.05달러로 추락했다.
GM은 1.64달러(3.53%) 급락한 44.84달러, 포드는 0.22달러(2.04%) 하락한 10.56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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