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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AI 칩 수출 규제 완화...엔비디아 등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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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AI 칩 수출 규제 완화...엔비디아 등 수혜 기대

데이터 센터 대상 '검증된 최종 사용자' 프로그램 도입

 AI(인공지능) 문자와 로봇 손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인공지능) 문자와 로봇 손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미국 상무부가 중동 지역 데이터 센터로의 인공지능(AI) 칩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등 미국 AI 칩 제조업체들의 중동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중동 및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으로의 첨단 칩 수출 시 허가를 받도록 규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규정 개정으로 '검증된 최종 사용자' 자격을 얻은 데이터 센터는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개별 허가 없이 칩을 수입할 수 있게 됐다.
미 정부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이터 센터와 협력해 기술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할 것"이라며 "엄격한 심사를 통해 기술의 오용 및 국가 안보 위협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견제 속 중동 AI 시장 육성 의지


이번 규제 완화는 중국 견제와 중동 AI 시장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은 중국이 중동을 우회하여 미국산 첨단 칩을 확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UAE 기반 AI 기업 G42는 미국의 주요 감시 대상이다.

G42는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5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 내에서는 G42가 중국 자본을 활용해 미국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국은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중동 지역 데이터 센터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급성장하는 중동 AI 시장을 선점하고 자국 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하려는 목표도 있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 수혜 기대


이번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세계 최대 AI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중동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미국 정부는 데이터 센터 심사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신청 기업은 현재 및 잠재 고객, 사업 활동, 접근 제한, 사이버 보안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미국 정부 대표의 보고 요구 및 현장 검토에도 동의해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제적인 AI 개발을 촉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규제 완화가 중동 지역 AI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


이번 규제 완화는 미국 AI 칩 제조업체들의 중동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중동 지역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엄격한 심사 기준과 중국 견제 움직임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지역 데이터 센터들은 미국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은 AI 칩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중동 AI 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