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항만 노조 파업 장기화하면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 '스톱'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美 항만 노조 파업 장기화하면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 '스톱'

파업 단기에 그치면 예정대로 추가 인하, 장기화로 물가 재상승하면 '재검토'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노동조합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1일(현지시각)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노동조합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1일(현지시각)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항만 노조가 동남부 지역 항구에서 전면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오는 11월, 12월에 다시 0.25%포인트씩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예고했었다.

항만 노조 파업이 단기에 끝나면 경제적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화하면 미국과 글로벌 경제 진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에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항만 노조 파업이 시작된 1일 오후 현재 연준이 11월 6, 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63.3%,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36.7%로 나타났다. 항만 노조 파업 시작 일주일 전에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 41.8%,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58.2%로 집계됐었다.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1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됐다.
미국과 세계 주요국들이 팬데믹 당시에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심각한 물가 상승 사태에 직면했고, 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금리를 올렸다. 이들 은행은 이제 고금리 장기화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를 우려해 앞다퉈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연준 등은 항만 노조 파업 사태로 인해 팬데믹 당시와 같은 제2의 글로벌 공급망 혼란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

로이터 통신은 1일 연준 관계자들이 이번 파업 사태가 단기에 끝나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오르다 말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동부와 걸프만 지역 항만 노조 파업 사태가 심각하거나 깊은 경제적 충격을 몰고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오는 11월 6, 7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연준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데이비드 알티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선임 부총재는 한 콘퍼런스에서 “만약 파업이 단기에 끝나면 우리가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나 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였던 수입품 물류 이동에 장기간 차질이 빚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많은 전문가가 이런 파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에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노사 양측이 합의하라는 거센 압력을 받고, 백악관이 개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ILA의 파업 중단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것은 단체협약의 문제이고, 태프트-하틀리 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947년 제정된 ‘태프트-하틀리 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국가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80일간 강제적으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오는 11월 5일로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하면 노조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연준이 11월 6일 FOMC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 노동부가 10월 고용 지표를 발표한다. 이때 항만 노조 파업이 2주가량 계속되면 일부 항만 노조원들이 해고당할 수 있고, 그 여파로 실업률이 오르는 등 고용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파업 중인 근로자는 실직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 회장은 한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항만 노조 파업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고, 최소한 0.25%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가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NABE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견고한 상태FOMC가 시사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정대로 궤도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서둘러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며 단계적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월가는 파월 의장이 11월,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