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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동부 항만 파업으로 차질 예상되는 ‘수입품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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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동부 항만 파업으로 차질 예상되는 ‘수입품목들’

미국 동부 지역 항만 노동자들이 1일(현지시각)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동부 지역 항만 노동자들이 1일(현지시각)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로이터
미국 동부 지역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결국 1일(이하 현지시각) 강행되면서, JP모건에 따르면 하루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수입품목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한 가지 품목, 즉 군사적 용도의 물품에 대한 선적과 하역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그 밖의 품목에 대해서는 미국 동부 지역을 통한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임을 예고했다.

◇ 농축산품, 초콜릿·주류, 신발류,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물류 전문가인 그레고리 디용 남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한 인터뷰에서 “매년 수조 달러 상당의 수출 및 수입 물량이 동부 항만들을 통해 들어오고 나가고 있다”면서 “우려했던 파업이 실제로 시작된 만큼 미국 내 소매점들에서는 매일같이 물품 부족 사태를 겪는 일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제조업계, 농축산업계, 소매업계 등을 대표하는 53개 이익단체가 이미 지난달 17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이번 사태에 중재자로 적극 나서 파업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들은 “하루만 파업이 이뤄지더라도 재고 부족으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거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는 기간이 5일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같이 촉구했다.

'타임'은 전문가들의 지적을 취합한 결과 △농축산품 △초콜릿·주류 △신발류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등의 공급망이 가장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육류·과일 등 농축산품, 미리 재고 확보 어려워


'타임'에 따르면 성격상 사전에 재고를 확보해두는 것이 어려운 농축산품의 공급망에 가장 먼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수입된 농축산품은 3940만 메트릭톤(MT·1000㎏을 1톤으로 하는 중량 단위) 규모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100억 달러(약 145조2000억원)가 넘는다.

디용 교수는 “제조업계가 필요로 하는 물품들과 달리 상하기 쉬운 농축산물은 미리 들여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농축산물을 취급하는 소매업계에서 파업 초기에 가장 큰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AFBF는 “특히 이번 파업에 참여한 항만들이 전체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바나나·포도·아보카도를 비롯한 과일류, 캔 음식류, 초콜릿류의 부족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의 대부분은 배를 이용해 남미 지역에서 수입되는 품목들이다.

맥주, 포도주, 위스키 등 주류의 수입물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AFBF는 예상했다.

◇ 신발류,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


바이든 대통령에 보낸 공개 서한에 참여한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신발류의 절반 이상이 동부 지역 항만을 통해 수입되고 있어 신발류 부족 사태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AFA는 “의류업계의 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춰 파업이 시작되면서 소매업체들에 공급할 신발류가 크게 부족해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동부 지역 항만을 통해 주로 부품을 들여오는 자동차 정비업체들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타임'은 전했다.

미국자동차정비협회(ACA)는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400여만 명의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3억 명에 이르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제때 차량 정비를 못 하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들여오는데, 특히 판매량이 많은 스마트폰의 공급 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타임'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