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다시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에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박 대표이사와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 신규이사 선임 등이다.
형제 측은 박 대표가 신 회장의 뜻을 따라 한미약품의 근본인 연구개발을 축소시키고 이전 OCI와 합병할 당시 관여했던 인물들을 인사와 법무 등에 앉히면서 다시 외부에 휘둘리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대표이사와 신 회장의 해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검토하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한미사이언스의 독재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은 자사 임시주총은 이사회 의결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하면서 해당 임시주총 요청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갈등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다시 극단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인원을 늘리는 것과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이사로 추가하는 안건, 감액배당 등을 결정하는 임시 주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두 형제에게 임시 주총은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가결되자 일각에서는 경영권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강대강' 대치, 한미사이언스 주총까지 이어질 듯
한미약품그룹의 강대강 대치는 결국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관건은 이사회 인원이 늘어나는 것과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사회 인원이 10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나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하면 두 형제 측 인원 5명, 3자 연합은 6명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3자 연합은 이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이사회까지 장악하면 사실상 두 형제는 경영권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두 형제 측은 이사회 인원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사회 인원을 늘리는 것은 특별안건이기에 주주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한다. 지분구조상 3자 연합이 유리하지만 30%가량의 추가 지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형제 측 관계자는 "이사회 인원이 쉽게 늘어나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사회 인원 선임은 발행주식의 4분의 1이상이 동의해야 하기에 쉽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사회 구성이 5대 5가 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자 연합측은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3자 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