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 허리케인· 중동 우려에 3% 넘게 급등

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이틀간의 하락세를 뒤로하고 사흘 만에 3% 넘게 급등했다.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데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에 계속 귀추가 주목되면서 유가 급등을 견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61달러(3.56%) 상승한 배럴당 7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2.82달러(3.68%) 상승한 배럴당 79.40달러에 마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허리케인 ‘밀턴’ 여파로 주유소의 약 4분의 1에 휘발유가 동이 났고 340만 가구 이상의 가정과 사업체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다.

에너지 자문 회사인 리터부시&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 노트에서 "여러 제품 터미널의 폐쇄, 탱커 트럭 배송 지연, 파이프라인 이동 차질로 다음 주까지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리터부시는 "플로리다 석유 인프라 전반에 걸친 거대한 불확실성이 휘발유 가격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미국 휘발유 선물은 이날 약 4% 상승 마감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란 석유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이달 들어 유가 급등을 주도했다.

9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치명적이고, 정확하며, 놀라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에 대해 필요할 경우 수천 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이제 주말로 접어들면서 유가는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레이더들이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느 한 방향에 대한 확신이 거의 없는 만큼 대체로 관망 모드에 돌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정학적 우려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헤지펀드들이 더 많은 원유 순매수 포지션을 추가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면서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한 달여 만에 처음 통화했다.

호주 ANZ의 분석가들은 그렇지만 이스라엘의 동맹국들이 이스라엘의 전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