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험사들의 손실 부담이 가중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0년간 미국 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로 파산한 보험사만 41곳에 달한다.
14일 금융권과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글로벌 보험업의 연간 손실 규모는 1510억 달러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05조1184억원, 내년 총예산 677조4000억원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역시 미국에서 피해가 두드러진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최대 600억 달러(약 81조원)의 보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경고’가 아닌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서 각종 재해나 사고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1270억 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1520억 달러)에 비해 21%나 줄었지만, 보험 손실 규모는 600억 달러로 작년 상반기 손실과 같다.
지난 1994년부터 작년까지 3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물가 상승을 감안한 보험 손실금액은 연평균 5.9%씩 늘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 2.7%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스위스리는 장기적으로 연간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금액이 5~7%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바협회(Geneva Association)는 기후변화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현재까지는 주로 손해(P&C)보험업에 집중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생명보험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대 이후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폭풍,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은 그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강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기후변화가 지속되면서 극한 기상 현상과 재해가 심각해질 거라는 경고다.
이소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직접적인 사망자 발생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실조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을 초래해 생명보험업 손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