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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만한 크기 핵융합로?...2030년대 깨끗한 에너지 시대 열까

美 스타트업 잽 에너지, 1억 3000만 달러 투자 유치
상업용 핵융합 발전, 2030년대 초 현실화 목표

'센추리'는 잽 에너지가 최대 100킬로와트의 입력 전력으로 작동하는 3가지 주요 플랜트 관련 기술을 완전히 통합하여 시연하는 첫 번째 사례다. 사진=잽 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센추리'는 잽 에너지가 최대 100킬로와트의 입력 전력으로 작동하는 3가지 주요 플랜트 관련 기술을 완전히 통합하여 시연하는 첫 번째 사례다. 사진=잽 에너지
전 세계가 기후 변화 위기에 직면하고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핵융합 에너지라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아이엔씨닷컴에 따르면 워싱턴주에 위치한 잽 에너지(Zap Energy)는 최근 시리즈 D 펀딩에서 1억 3000만 달러(약 176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시리즈 D펀딩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외부 투자자로부터 조달하는 단계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기업공개 직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다.

잽 에너지는 센추리(Century)라는 이름의 핵융합로를 개발 중이다. 이 핵융합로는 기존의 거대하고 복잡한 핵융합 실험 장치와 달리 차고 크기로 작고 효율적인 것이 특징이다. 잽 에너지는 이러한 혁신을 통해 2030년대 초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 꿈의 에너지원…상용화는 '난제'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식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가벼운 원자핵들이 고온 고압 환경에서 서로 융합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나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다. 지금까지 핵융합 연구는 주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되어 왔으며,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잽 에너지, 'Z-핀치' 기술로 핵융합 상용화 앞당긴다


잽 에너지는 '전단 유동 안정화 Z-핀치'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해 핵융합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 기술은 고온의 플라즈마에 전류를 흘려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압축하고 가열하여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잽 에너지는 이 기술이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소형 핵융합로 개발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잽 에너지의 최고경여자(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벤지 콘웨이는 "잽 에너지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모든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10년 안에 시범 발전소를 건설하고 2030년대 초에는 상업용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잽 에너지, 해결사 될까?


잽 에너지의 핵융합 기술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잽 에너지의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깨끗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AI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악명 높은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급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잽 에너지의 핵융합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AI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깨끗하고 안전하며 무한한 에너지원을 향한 잽 에너지의 도전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