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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전문가들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인플레·재정적자 더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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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전문가들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인플레·재정적자 더 높일 것”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50명 여론조사 결과 발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사진=로이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집권에 비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더 높아지고, 재정적자도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각)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이 미 인플레이션, 금리, 재정적자를 더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8일 기업과 월스트리트, 학계 이코노미스트 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리스로 교체 뒤 트럼프 우려 고조


이번 여론조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로 교체된 뒤 트럼프 집권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해리스는 신생아 보조금, 주택 구입 보조금 등을 제시하고 있고, 트럼프는 초과수당과 사회보장 수급 감세, 자동차 할부 이자 세액공제 등을 내걸고 있다.

트럼프는 아울러 대대적인 관세 정책도 약속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그리고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고수하고 있다. 7월과 달라진 점은 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설문에 답한 이코노미스트 50명 가운데 68%는 해리스보다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물가가 더 빨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7월 바이든이 후보 시절이던 당시의 56%에 비해 12%포인트 높아졌다.

해리스가 집권하면 트럼프 집권에 비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답은 단 12%에 그쳤다.

나머지 20%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이코노미스트들이 트럼프를 더 경계하는 핵심적인 배경 가운데 하나는 그의 관세 공약이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대대적인 관세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관세는 사실상 소비자들과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제조업체들에 물리는 세금으로 가격·비용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

트럼프는 7월 이후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이전에 제시했던 10%에서 관세율이 높아졌다.

아울러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집권 시절 관세정책 효과를 분석한 논문들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는 대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을 끌어올리거나, 수입품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의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라보뱅크 선임 전략가 필립 매리는 “만약 이코노미스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관세 효과가 작용하면 사람들은 아주 고약한 충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미 제조업 일자리 회복을 이끌 도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연방정부 세수가 늘고, “수년 동안 우리를 벗겨 먹은” 나라들에 벌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자신이 집권하던 시기 미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집권기보다 낮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바이든이 집권한 뒤 공급망 차질로 전 세계 물가가 동시에 대폭 상승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공약이 실행될 때, 또 그러지 않을 때 미 고용 효과는 어떻게 될지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수가 관세가 없어야 고용 증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질문에 답한 이코노미스트 44명 가운데 59%는 3~5년 안에 미 제조업 일자리는 관세가 없을 때보다 관세가 공약대로 추진될 때 더 적을 것이라고 답했다. 관세가 일자리를 더 늘릴 것이란 답은 16%에 그쳤다.

재정적자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재정적자를 더 키울 후보로 트럼프를 꼽았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민주당 후보가 집권할 때보다 재정적자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답은 7월 51%에서 이번에 65%로 대폭 늘었다.

트럼프가 감세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사회보장기금에서 나오는 복지비 세금을 없애고, 초과수당 세금도 깎겠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세금을 내고, 미국에서도 세금을 내는 이중과세를 적용받지만 앞으로는 미국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민정책도 정부 세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색출을 강화하고, 이들을 신속히 추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내 노동자 수가 줄고, 세금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독립기관인 ‘책임 있는 연방재정 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공약이 실현되면 앞으로 10년간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7조50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리스가 집권했을 경우 예상되는 재정적자 증가 규모의 2배가 넘는다.

고금리


재정적자 증가,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금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61%가 해리스보다 트럼프 치하에서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답했다.

경제 성장률에서도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미 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답이 많았다.

해리스가 집권했을 때 트럼프 집권 시나리오에 비해 미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답이 45%였다. 반대로 트럼프가 경제를 더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란 답은 37%였다.

18%는 누가 되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 전망, 파월 평가 개선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경제 전망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의 전년 동기비 성장률 전망치가 7월 1.7%에서 이번에 2.2%로 높아졌다.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같은 기간 2.8%에서 2.5%로 낮아졌다.

실업률 예상치는 4.1%에서 4.2%로 소폭 올랐다.

앞으로 1년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답은 28%에서 26%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 대한 평가가 크게 후해졌다.

파월 의장에게 ‘A’ 점수를 주겠다는 답이 7월 20%에서 이번에 45%로 껑충 뛰었다. 파월이 미 경제를 연착륙 또는 JP모건의 지적처럼 착륙 없이 계속 활강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잘 운용했다는 평가가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나 피터슨은 “미 경제가 놀라울 정도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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