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로보버스’ 상표권 확보 나섰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독자적으로 개발한 로보택시 시제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로보택시를 둘러싸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주주이자 테슬라 강제론자로 널리 알려진 미국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로보택시 발표회 직후 낸 입장에서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팔을 걷어붙인 것은 매우 중대한 전략적 실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기차로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많은 매출을 올려왔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로보택시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방향을 튼 것은 실수라는 주장인 셈이다.

거버 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사이버캡’으로 명명한 테슬라판 자율주행 무인택시가 실제로 상업화돼 실제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시점은 일러야 2028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오랜 주주인 거버 CEO의 이같은 지적에도 테슬라는 로보택시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15일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가 로보택시에 대한 상표등록 출원 작업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특허청에 '로보택시(ROBOTAXI)'와 '로보버스(ROBOBUS)' 두 가지의 상표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보버스는 테슬라가 지난 10일 행사에서 아울러 공개한 자율주행 미니버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미리 예고되지 않아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는 신청서에서 공유차량 서비스와 사업운행 용도로 이 두 가지에 대한 상표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밝혀 당초 알려진 대로 공유차량 형태의 무인택시 사업을 벌일 계획일뿐 아니라 20명 안팎이 탑승할 수 있는 무인버스 사업도 준비 중이란 사실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10일 처음 공개된 로보버스의 경우 로보밴(robovan)으로 흔히 불리고 있으나 테슬라는 로보밴이라는 표현 대신에 로보버스라는 이름으로 향후 무인버스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 특허청의 심사 결과 승인돼야 테슬라의 이같은 계획은 현실화된다.


제조업체의 상표등록은 통상 해당 상표에 대한 법적 권리를 미리 확보해 다른 업체들과 분쟁 여지를 차단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특히 상표권이 인정되면 해당 상표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의 상표 사용을 법적으로 막을 수 있어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바꿔 말하면 상표등록을 하면 해당 상표에 대한 독점력이 발생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로보택시라는 표현은 운전기사가 없이 우버 같은 공유차량 형태로 운행되는 완전자율주행 무인 택시를 뜻하는 일반적인 명사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테슬라가 로보택시의 상표등록 절차에 착수했다는 것은 테슬라가 진출할 로보택시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한편으로,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 등 이미 로보택시 시장에 진입해 있는 선두업체들은 물론이고 후발주자들까지 견제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고 거버 CEO의 전망과는 다르게 테슬라가 빠른 시일 안에 로보택시 사업을 키울 생각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발표회 전에 상표등록 절차를 마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