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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기업들, '핵 에너지'에 막대한 베팅…수익성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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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기업들, '핵 에너지'에 막대한 베팅…수익성은 '물음표'

구글·아마존·MS,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위해 'SMR' 투자 급증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사이트를 위한 핸드아웃 개념 설계 이미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사이트를 위한 핸드아웃 개념 설계 이미지. 사진=로이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핵 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익성이 불확실한 '미래 에너지'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각) 레지스터탓컴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핵 에너지는 탄소 배출 없이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옵션으로 떠올랐다.
최근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에서 생산되는 핵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버지니아와 워싱턴에 SMR을 건설하는 3개 기업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MS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전력 구매 계약(PPA)을 맺고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재가동에 나섰다.

SMR, 기존 원전보다 '훨씬 비싸'…투자 대비 효용 '미지수'


하지만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빅테크 기업들이 핵 에너지 확보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퍼리스는 보고서에서 "SMR은 기존 가압수형 원자로보다 훨씬 더 비쌀 것"이라며 "기존 원전은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와 경쟁할 수 있지만, SMR은 아직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SMR은 건설에 6~11년이 소요돼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제때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구글이 카이로스 파워로부터 핵 에너지를 공급받는 시점은 2030년 이후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경우 2030년대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존 원전 활용" vs "신규 SMR 투자"…엇갈리는 전략


빅테크 기업들은 핵 에너지 확보 전략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구글은 '추가적인 청정 에너지' 확보에, 아마존은 '기존 원전 활용'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제프리스는 "구글은 24시간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추가적인' 청정 에너지를 원한다"며 "기존 원전은 '추가성' 측면에서 부족하고, 재생에너지는 안정성이 떨어져 구글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마존은 기존 원전과의 PPA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제프리스는 "구글의 '묻지마 투자'와 달리 아마존은 기존 원전을 활용해 핵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묻지마 투자 지양…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핵 에너지 투자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SMR 기술의 불확실성, 높은 비용, 긴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섣부른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글처럼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SMR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제프리스는 "구글이 매우 비싼 원자력 에너지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24시간 가동되는 청정 에너지의 가치를 보여주지만, 기존 원전 활용보다 비용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 투자', 에너지 시장 판도 바꿀까?


빅테크 기업들의 핵 에너지 투자는 향후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SMR 기술 발전과 상용화를 촉진하고, 기존 원전 활용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