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달러화,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껑충'...亞 통화 약세 지속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1

美 달러화,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껑충'...亞 통화 약세 지속

2022년 7월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와 미국 달러가 보인다. 사진=신화/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7월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와 미국 달러가 보인다. 사진=신화/뉴시스
미국 달러화가 22일(현지 시각) 뉴욕시장에서 주요 통화에 대해 전방위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견고함을 바탕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달러 강세를 주도했다.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인상 정책에 초점을 맞춘 점도 달러 매수세 증가로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3주 연속 오르며 이날도 0.04% 상승한 104.05를 기록했다. 달러 지수는 8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 달 동안에만 3.3% 가까이 상승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약화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일 상승한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기준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4.222%까지 상승하며 7월 26일 이후 거의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최근 17거래일 중 15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11월 6~7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91%로 반영했다. 한 달 전 50bp 인하 가능성을 50.4%로 반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규모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한 것이다.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강세도 이어졌다. 달러는 엔화 대비 한때 7월 31일 이후 최고치인 151.10엔까지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 후반 0.08% 상승한 150.95엔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2% 하락한 1.0802달러에 거래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유로화가 달러 대비 최대 10%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면 대외적으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내에서는 세금 인하 정책을 펴면서 유로화에 하락 압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매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을 더 많이 반영하기 시작했다”면서 “트럼프의 핵심 정책 의제가 해리스의 핵심 정책 의제와 비교해 더 많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국채 금리 상승과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달러화는 원화와 인도 루피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 기조를 굳건히 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아시아 통화 전반의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인도 루피는 지난주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레이더들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유출로 인도 루피화의 하락 압력이 이어지자 중앙은행의 개입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10월 한 달 동안 인도 증시에서는 약 10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원화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및 지정학적 위험 증가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원화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3.40원 오른 1380.10원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 역외 시장에서 추가 상승이 막히며 1378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