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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보잉, 우주사업 부문 매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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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보잉, 우주사업 부문 매각 검토

보잉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로고. 사진=로이터
사면초가에 몰린 보잉이 심각한 적자를 내는 우주사업 부문 매각 검토에 나섰다.

사상 최초로 유인 우주선 달 착륙에 보탬을 줬던 유구한 전통의 보잉 우주사업 부문을 포기하는 것이다.
2018년과 2019년보잉 737 맥스8 여객기가 두 차례 추락하며 모두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뒤 절치부심 하던 보잉은 주력인 항공기 사업이 다시 휘청거리는 가운데 성장세인 우주사업 부문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지난 1월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이륙 직후 비상출입구가 뜯겨 나간 뒤 비상착륙한것을 계기로 항공기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당국의 제지로 생산 대수가 제한을 받으면서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달 시작한 파업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을 심각하게 압박해 결국 우주사업 부문 매각 검토까지 이르렀다.

우주사업 매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각)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타라이너 우주선과 국제우주정거장(ISS) 지원 사업 등 보잉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라이너 우주선은 결함에 따른 안전성 우려로 당초 ISS에 실어보냈던 우주인들을 태우고 귀환할 예정이었지만 귀환 임무는 스페이스X에 빼앗기고 빈손으로 지구로 귀환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우주사업 매각은 위기에 빠진 보잉 구원투수로 등판한 켈리 오트버그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회사 구조 간소화 방침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트버그 CEO는 심각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우주사업 매각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매각협상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폴로 계획


보잉은 나사의 아폴로 계획 초기부터 참여해 실제 우주선 제작을 맡는 등 수십년을 나사의 손 발 역할을 해왔다.

아폴로 우주 계획을 실생한 새턴 로켓을 만들어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 달 착륙을 이끌어냈고, ISS 창설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나사 예산이 축소되는 가운데 혁신에도 별 뜻이 없었던 보잉은 후발 주자 스페이스X에 나사 협력 주도권을 빼앗겼다.

최근 수년 나사 최고 협력 업체는 보잉이 아닌 스페이스X였다.

특히 최근 보잉 스타라이너 우주선을 타고 ISS로 나갔던 우주인 2명이 안전성 문제로 이 우주선을 타지 못하고 우주정거장에 수개월째 갇혔고, 이들을 데리러 스페이스X 우주선이 발사되면서 보잉의 체면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재무 위기


보잉은 심각한 재무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보잉 노조는 사 측과 지도부가 합의한 임금협상안을 두 차례 퇴짜 놓으며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여파로 대부분 항공기 생산 라인이 멈춰 섰다.

아울러 보잉의 우주, 방산 계획들 역시 지연과 비용 폭증으로 심각한 상황에 빠져 있다.

8월 취임한 오트버그 보잉 CEO는지난달 방산과 우주 부문을 맡고 있던 테드 콜버트를 해고했다.

우주, 방산 부문 구조조정 신호탄이었다.

오트버그는 취임 일성으로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많은 부문은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주사업 부문은 방산 부문에 비해 덩치가 작다. 보잉은 올 들어 전투기, 헬리콥터 등을 미군에 납품해 185억 달러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상당수 방산 업체들이 흑자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보잉은 무기 납품으로 31억 달러 손실을 냈다.

블루오리진이 인수하나


보잉이 우주 부문을 매각하면 인수 대상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곳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만든 우주개발 업체 블루오리진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트버그가 합류하기 전부터 보잉은 블루오리진과 우주사업 부문 매각 협상을 벌였다.

스페이스X와 경쟁하는 블루오리진은 보잉의 우주선 기술을 확보해 나사에 로켓을 공급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보잉이 스타라이너 우주선 사업과 ISS 운영권을 매각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스타라이너가 이번에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드러낸 데다 나사가 2030년께 ISS를 궤도에서 이탈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인류의 첫 달 착륙 기념비를 세운 새턴 로켓, 우주선 자체가 귀환하는새 패러다임을 만든 우주셔틀, ISS 등 인류의 우주 개발에 굵직한 획을 그었던 보잉의 우주사업이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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