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르메스, 로레알, 코카콜라, 유나이티드 항공, 유니레버, 메르세데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자, 기업들은 더 이상 중국 시장 회복만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사업, 이제는 달라졌다" … 사업 축소, 철수 움직임도
일부 기업은 이미 중국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프랑스 탄소 흑연 제조업체 메르센은 중국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논, 네슬레 등 식품 기업들은 가격 인하,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퀸시는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 CEO 스콧 커비는 "과거 중국 노선 운항 횟수를 대폭 줄였으며, 예전처럼 중국 사업이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품·소비재 기업, 중국 소비 위축 직격탄… "내년까지 침체 지속될 듯"
명품, 소비재 기업들은 중국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중산층의 구매력이 약화되었고, 고소득층마저 지갑을 닫고 있다. 모엣 헤네시·루이 비통(LVMH)은 중국 소비자 신뢰도가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를 앞두고 있지만, 판매자들은 매출 정체 또는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공업 분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쉰들러 CEO 실비오 나폴리는 "중국 시장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정책, 효과 미미"… 미·중 무역 갈등 심화도 부담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아직까지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래셔널 다이내믹 브랜드 펀드(Rational Dynamic Brands Fund)의 에릭 클라크는 "중국 정부의 대응은 심각한 문제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도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시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러한 무역 분쟁은 중국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중국 시장 전략 재검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중국 경제 침체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시장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사업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격 경쟁력 강화,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 현지 파트너십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