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현 정부의 반도체지원법을 비판하며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지원법을 정면 비판하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문제 삼은 반도체지원법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세금 지원과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법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공장 건설 추진으로 64억 달러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결정됐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로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이 확정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반도체지원법을 폐지하거나 축소로 양사가 받을 지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관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9월까지 대미 수출을 통해 39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중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와 반도체로 특히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147.5%가 급증해 수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집권 시 관세가 높아진다면 직접적인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도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 팹(fab)을 보유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충칭에 패키징 △다롄에 낸드 팹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에서 국내 기업들에 일부 예외가 적용됐지만 최근 중국 제품에서 TSMC의 제품이 발견되는 등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판단이 제기될 경우 제재 범위에 국내 기업들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미국 대선의 결과를 예측하기 이르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기존과 다르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