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5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전문가들의 예상도 불가능한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결과는 각자의 분야에서 후보별 선호도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나 향후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된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 25~27일(현지 시각) 등록 유권자 975명 등 총 1150명의 성인을 상대로 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3%)을 1%포인트(p) 앞서고 있다.
오차범위는 ±3%p다.
앞서 같은 기관이 지난 16~2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3%p 앞섰지만, 그 격차가 최근 들어 다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일자리, 이민 문제에서 해리스 부통령보다 강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중 '경제, 실업, 일자리에 대해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가진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7%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을 택한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또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48%, 해리스 부통령을 택한 응답자는 33%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적 극단주의 문제에서 우위를 차지했으나 이전보다 그 격차는 줄어들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정치적 극단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다루는 데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 트럼프를 택한 응답자는 38%로 나타났다.
앞선 여론조사의 같은 질문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7%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로이터/입소스뿐만이 아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각종 여론조사를 모아 계산한 지지율에 따르면, 두 후보는 7개 경합주에서 지지율 격차가 1~2%p에 불과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WP는 지지율 평균치 오차범위가 통상적인 여론조사의 오차범위(3.5%p)와 비슷한 수준으로, 7개 경합주 모두 어느 후보든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두 후보 모두 대선을 코앞에 두고 막판 지지세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유세를 이어간다. 이후 펜실베이니아 드렉셀로 이동, '미국의 미래 만들기' 행사에 참석해 저녁 시간에 앨런타운 집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위스콘신, 31일에는 네바다, 다음 달 1일에는 다시 위스콘신을 찾아 유세 총력전에 나선다. 대선 마지막 1주일간 경합주에 화력을 쏟아붓는다는 복안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총력전 장소를 수도인 워싱턴DC로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29일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일립스 공원에서의 연설로 남은 일주일간의 전력 질주 스타트를 끊었다. 일립스 공원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패배 불복 연설을 한 장소로, 해리스는 '최후 변론(closing argument)'이라는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던 4년 전으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며 트럼프의 부조리함을 꼬집었다.
CNN은 해리스 지지자들이 지난주 해리스가 트럼프 후보를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는 데 너무 집중한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하고,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경제에 대한 차별화된 공약을 강조함과 동시에 통합과 민주주의 수호에 있어 자신이 더 적합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는 두 가지 사안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해리스가 트럼프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러한 우위가 11월 5일(선거 당일)까지 유지된다 하더라도 선거에서 이기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