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한 해를 결산하는 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에서 대 중국팀 5전3선승제 전승에 빛나는 한국의 T1과 역대 최강의 순혈 중국인 팀으로 꼽히는 빌리빌리 게이밍(BLG)이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다.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영국 런던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였던 O2 아레나에서 오는 11월 2일 막을 연다. 총 2만명이 수용 가능한 공간이며, 축하 공연 가수로 세계적인 인기 록 밴드 린킨 파크가 함께한다.
이번 결승전은 지금까지 열린 14번의 롤드컵 중 2013년과 2014년, 2020년, 2021년, 2023년에 이어 여섯번째로 열리는 한중전이다. 한국의 LCK는 2021년 디플러스 기아가 에드워드 게이밍 상대로 패배한 해 외에는 모두 승리, 결승전에서 4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T1은 2013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로얄 클럽을 상대로 3:0으로 승리하는 등 월드 챔피언십 다전제에선 LPL팀 상대로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은 '저승사자'다. 특히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페이커' 이상혁은 2013년 우승한 당시 이후 10년 넘게 팀의 미드를 굳건히 지키며 중국 e스포츠 팬들에게 두려움을 넘어 경외감을 일으키는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BLG는 사전 예고 영상에서 "우리 팀을 넘어 LPL 전체를 대표해 복수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인 용병이 포함되지 않은 '순혈 중국인 팀'인 만큼 더욱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상황이다.
중국 순혈 팀은 그간 전반기 국제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만 우승을 차지했을 뿐,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인 2018년의 인빅터스 게이밍이나 2019년 펀플러스 피닉스, 2021년 에드워드 게이밍은 모두 한국인 용병 선수가 1명 이상 포함됐다
BLG는 이러한 중국 순혈팀의 징크스를 깨부술 수 있는 '역대급 순혈 중국 팀', '중국 어벤저스'로 꼽힌다. 주전 라인업 중 '빈' 천쩌빈과 '쉰' 펑리쉰, '나이트' 줘딩', '엘크' 자오자하오 4인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국내에서도 수차례 '경계대상 1호'로 꼽혔던 강호다.
MSI와 월드 챔피언십의 엇갈린 흥망은 양 팀의 상대 전적에서도 드러난다. T1은 지난 2023년 MSI에서 한 번, 올해 MSI에선 두 번 총 세 차례나 BLG와 5전3선승제로 맞붙었으나 각각 세트스코어 3:1, 3:1과 3:2로 세번 모두 패배했다. 반면 올해 월드 챔피언십 16강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는 단판제로 맞붙어 T1이 승리를 거뒀다.
T1은 중국 팀과의 대결 외에도 현재 유일무이한 4회 우승팀이라는 기록을 5회 우승이라는 더욱 단단한 금자탑으로 쌓아올릴 기회를 손에 넣었다. 2015년과 2016년 연속 우승에 이어 두번째 연속 우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주전 로스터를 똑같이 유지하며 연속 우승'이라는 독특한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2016년의 T1은 이전해 주전 탑 '마린' 장경환, 미드 식스맨 '이지훈' 이지훈을 대신해 새로운 탑 '듀크' 이호성, 정글 식스맨 '블랭크' 강선구를 영입했다.
반면 올해의 T1은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페이커,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로 이어지는 '제오페구케' 라인업을 2022년 이후 3년 동안 유지해왔다.
옛 T1의 전우들이 적으로 다시 만났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기록이다. 앞서 언급한 전 T1 미드라이너 이지훈은 2018년 현역에서 은퇴 후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BLG의 코치를 맡아 T1의 옛 동료 페이커와 김정균 감독 등과 재회하게 됐다.
T1과 BLG의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한국 시각 기준으로 오는 11월 2일 오후 11시 막을 연다. 유튜브, 네이버 '치지직'과 공식 e스포츠 채널, SOOP을 통해 한국어 생중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