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후보는 이날 조지아 애틀랜타 유세에서 반도체 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 제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의향"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리스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속해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존슨 의장의 발언을 겨냥해 “그들이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 법)을 없애려 하더니 이제 칩스 법을 폐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칩스 법 시행에 맞춰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약속을 받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하는 데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기업인 인텔은 약 1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40억 달러(약 61조 원)를 투자하고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TSMC는 650억 달러를 투자해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SK하이닉스는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4억 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TSMC도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미 정부 보조금은 건설 진척에 따라 지급되고 있으며 아직 기업 측이 실제 보조금을 받은 단계는 아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삼성전자 등이 대미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미국 정부가 39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이 기업 측에 전달되기도 전에 민주당 진보 그룹과 친노조 성향의 인사들이 이 법 시행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 신규 건설 시 환경영향 평가를 면제해 주는 법안에 서명해 발효시켰다. 미 의회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앞서 통상 1년가량 걸리는 환경 심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국가환경정책법(NEPA) 개정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민주당 진보 그룹은 정부와 의회의 이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법에 따른 첫 번째 반도체 허브로 뉴욕주 주도인 올버니(Albany)를 선정하는 등 이 법 시행을 서두르고 있다. 미 정부는 올버니 나노테크 콤플렉스에 반도체 제조 기술 센터를 설립한다. 올버니에는 반도체 허브의 핵심 시설인 국립반도체기술센터(National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NSTC)가 들어서고, 이곳에서 컴퓨터 칩 연구 및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미국 정부는 또 반도체 디자인과 패키징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2곳의 반도체 허브는 다음에 발표할 예정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