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이날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경기 호황’을 물려받게 되고, 이는 차기 정부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간 분야 고용과 소비, 국내총생산(GDP)이 모두 증가하는 상태에서 차기 정부가 이를 유지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지난 9월에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었다. 10월 고용 지표가 대형 허리케인 피해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파업 등 일시적인 악재에 따른 것으로 이 지표를 과잉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10월 실업률은 4.1%로 9월과 동일했고, 이는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연준이 지난 9월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완만한 경기 둔화를 뜻하는 연착륙(연착륙) 유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는 ‘무착륙(no-landing)’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매 판매는 714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해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배런스는 “연준은 해리스가 승리하면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비해 현재의 통화 정책 코스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렇지만, 해리스 후보가 내세운 감세와 아동 세금 공제 정책,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2만 5000 달러 세액 공제 등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소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이는 수요를 자극해 주택 가격 상승을 비롯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두 후보 중 누가 이겨도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전망에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나 해리스의 경제 정책이 미국 경제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미국 이코노미스트 2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두 후보 중 누가 돼도 향후 4년간 연평균 2.2% 상승하고, GDP가 연평균 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매파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대규모 이민자 추방 등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본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2026년까지 초반 2년 물가 상승률이 6%~9.3%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