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가 시행을 두 달 앞두고 폐지되는 쪽으로 기울자 코스피는 이날 1.83%(46.54포인트) 급등한 2588.90으로 마감하면서 화답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하며 집요하게 주장해온 민생 정책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 완전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장(국내 증시)과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대단히 어렵다"며 "이것으로 끝나면 안 되고 자본시장 밸류업(가치 제고)을 하고, 투자자를 국내 시장으로 유인할 다각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5000만원이 넘으면 초과 액수에 대해 22∼27.5%의 세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다.
금투세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 소득세법은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투자자 부담과 시장 선진화 저해를 이유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온 반면, 야당 내에서 부자 감세는 안 된다면서 원칙대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금투세가 도입을 불과 2개월 앞두고도 도입과 폐지, 유예와 보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혼선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의 방침에 제1야당이 동의하면서 금투세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과세 대상인 개인투자자는 이번 결정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번 소식 직후 온라인 증권 게시판에서는 "늦었지만 잘한 결정",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법안이었다", "1400만 개미의 승리"라는 등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전문가들도 이번 결정이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그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 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금투세 폐지의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이 유독 부진했었는데 금투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자본시장의 중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침체된 자본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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