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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트럼프 승리 시 엔화 약세·주가 강세...2016년 랠리 재현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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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트럼프 승리 시 엔화 약세·주가 강세...2016년 랠리 재현은 의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캠프는 집권시 미국 기업의 외국인 채용 제한을 포함한 합법 이민 축소 조처를 단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캠프는 집권시 미국 기업의 외국인 채용 제한을 포함한 합법 이민 축소 조처를 단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엔화 매도, 주식 매수가 첫 번째 반응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엔화 매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예상하는 한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으며 선거 결과 자체에 대한 혼란이 확산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관계자들의 견해를 종합해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트럼프가 주장하는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가 경기와 기업 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 부문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새로운 관세 도입도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어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면서 주가 상승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시장에서는 이미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지적도 있어 2016년 대선 이후 트럼프 랠리 재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집권당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완만한 금리인하 지속, 미일 금리차 축소로 환율이 엔화 강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주식에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시행한 법인세율 인하를 되돌리려는 해리스의 의지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선거 결과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의 가격 움직임과 트럼프가 설립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제공하는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 주식의 상승, 최근 달러화와 미국 장기 금리의 상승을 보면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고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엔달러 환율의 변화도


달러/엔 환율은 10월 마지막 주에 3개월 만에 최고치인 1달러=153.88엔까지 상승했다. 프랑스 은행 크레디트 아그리콜과 미즈호 은행의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복귀할 경우 달러는 160엔 정도까지 상승(엔화 약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7월 초에 기록한 38년 만의 달러 강세-엔화 약세 수준인 161엔 95엔에 근접한 수준이다.

또한 파생상품 거래 중 하나인 옵션에서 산출되는 달러-엔화 예상 변동률(내재변동성)은 1주일물 기준 18%까지 상승해 8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엔화 환율에 대해 트럼프가 승리하면 부정적, 해리스가 승리하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트럼프의 관세가 일본에 더블 펀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영향은?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그 외 국가에는 일률적으로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중국 관세는 이미 침체된 중국 경기를 더욱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등 동아시아 인접국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에도 각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할 수 없으며,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업체들의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스테판 리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의 관세는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심각한 리스크가 될 것”라고 말했다.

주가에 사전 반영되었다는 의견도


반면, 트럼프의 승리로 인한 주가 상승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의 승리가 시장 관계자들에게 예상치 못했던 지난 2016년과 달리,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에서 해리스 후보로 교체되기 전부터 트럼프 우세 시나리오는 서서히 시장에서 거론되어 왔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 직후 아시아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에 대한 우려와 정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했다. 위험회피에 따른 엔화 매수세도 진행됐지만, 곧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세를 반전시키며 큰 폭의 주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장기금리 상승을 가져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tate Street Global Advisors)의 낙 마사히코(Nak Masahiko) 수석 전략가는 현재 미국 장기 금리가 이미 60~70bp(1bp=0.01%) 정도 상승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트레이드가 상당히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주가 상승과 엔저는 단기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이와증권의 기노우치 에이치 수석 테크니컬 애널리스트도 트럼프의 승리가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지금까지는 대선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이미 주가 상승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주식시장이 견디지 못할 리스크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