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최대 9% 상승한 7만496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했던 최고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트럼프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 확보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튜 호건은 "암호화폐 산업은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규제 불확실성에 시달려 왔다"며 "트럼프 당선 시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들도 트럼프의 선전에 힘입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초고경영자(CEO)가 지지하는 도지코인은 한때 30%까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암호화폐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의 SEC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명확한 법적 틀을 제시하지 못하고 과도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기존 규칙을 암호화폐 시장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사기 및 불법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2022년 FTX 거래소 파산 사태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왔다.
암호화폐 시장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고 암호화폐 친화적인 인물을 SEC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켓메이킹 회사 아우로스(Auros)의 홍콩 상무이사인 러 시(Le Shi)는 "트럼프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겐슬러 해임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78% 이상 상승하며 주식, 금 등 다른 자산 수익률을 훨씬 웃돌고 있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비트코인 ETF는 출시 이후 235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한편,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주식 선물, 달러, 국채 수익률 등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금융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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