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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떠나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보관액 10년간 7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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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떠나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보관액 10년간 7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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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정준범 기자
국내 증시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속속 '투자이민'을 떠나고 있다.

11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7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013억6600만여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 13억9400만 달러와 비교해 72배 증가한 금액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반영된 보관금액 순위에서는 테슬라가 보관액 1위 자리를 굳히면서 2위인 엔비디아와의 격차도 벌리고 있다. 같은 날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은 약 134억7297만 달러(약 18조7000억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지난달 21일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던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자리로 올라섰으나, 3일 만에 테슬라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미국 주식 자산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2020년을 꼽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미국 증시의 상승 탄력이 한국 증시를 앞섰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보관금액이 2019년 대비 무려 4배 이상 급성장했다. 성장세를 이어가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22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매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주식 투자 열기는 국내 증권사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줬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끌어안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식 보관금액과 거래대금이 커지면서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9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급증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에 더해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 운용 수익이 늘어나 운용 부문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대신 관세 등 무역장벽 강화로 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