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정책이 입법화한 것은 아니어서 전망이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애플을 비롯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술 제조업체들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트럼프는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외국 제품에 10~20% 관세를 물리고, 중국 제품에는 최소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아이폰16, 최소 240달러 가격 인상 요인
배런스는 15일(현지 시각) 분석업체 스탯카운터 추산을 인용해 올해 애플 아이폰의 미 시장 점유율이 57%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베트남·인도 등으로 생산기지 일부를 옮기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주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한다. 미 시장에 풀린 아이폰 가운데 상당분이 중국에서 수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수입품에 최소 60% 관세가 작용되면 미국에서 애플이 판매하는 아이폰16 가격은 큰 폭의 가격 상승 요인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폰16 기본형은 미국에서 799달러부터 시작한다. 단순 계산으로 여기에 60% 관세가 붙을 경우 판매 가격은 1278달러로 뛴다.
그렇지만 아이폰 판매 가격이 이렇게 60% 폭등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아이폰에 들어가 있다. 또 애플의 마진도 이 가격에 포함돼 있다. 이 역시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지난 9월 28일 마감한 애플의 2024 회계연도 기간 아이폰 총마진율은 37%였다. 비관세 대상이다.
또 제품 가격에 포함돼 있는 소매점 마진, 광고 비용 등도 관세에서 빠진다.
배런스는 아이폰 가격의 45~50%가 관세 부과 대상이라면서 여기에 60% 관세가 적용되면 아이폰16 관세는 대략 216~240달러 정도가 된다고 추산했다. 실효 관세율은 60%가 아닌 27~30% 수준에 그치게 된다.
애플, 충격 흡수장치 있다
실효 관세율이 27~30% 수준이라고 해도 관세 부담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애플은 여기서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아이폰 마진이 엄청나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CNBC는 16일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에릭 우드링이 최근 이와 관련한 분석 노트에서 애플의 충격이 다른 기술 제조업체들에 비해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충격 자체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전체 마진이 워낙 커 관세 충격의 비중이 작다는 뜻이다.
우드링은 중국 제품에 대규모 관세가 붙으면 애플 역시 충격을 받기는 하겠지만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최소한 가장 큰 충격을 입는 업체 명단에서는 제외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애플이 경쟁자들에 비해 스마트폰 마진율이 매우 높아 관세 인상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15% 관세율을 적용하면 애플 EPS가 5.5%, 관세율 25%가 적용되면 EPS는 9.2%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각각의 경우 델이 15.9%, 26.6%, HPQ가 16%, 26.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웜지 모핸 애널리스트도 중국 제품 관세는 애플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충격을 피하는 것은 어렵다.
애플은 모건스탠리 분석에서 트럼프 관세로 충격을 받는 기업 순위 5위를 기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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