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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HBM 수출통제 꺼내든 美, K반도체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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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HBM 수출통제 꺼내든 美, K반도체 영향 ‘제한적’

삼성·SK하이닉스 매출 중 중국 비율 낮아…정부도 동일 의견
HBM 주요 시장될 수 있는 중국시장 잃었다는 점은 아쉬워

SK하이닉스가 지난달 SK AI서밋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지난달 SK AI서밋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사진=장용석 기자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전세계 HBM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양사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만큼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제한을 위한 수출통제 강화' 방안으로 특정 HBM 제품의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AI 기술 연구에 필수적인 HBM의 중국 유입을 차단해 AI기술과 이를 활용한 군사 기술 개발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수출통제에 나선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5%를 차지해 전세계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대중국 HBM수출 통제정책이 국내 기업들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전망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서다.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주고객사로 하면서 요구 물량을 맞추기에도 빠듯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지만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정부도 이번 조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 및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에 따라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펩(Fab) 장비 반입 승인은 기존대로 유지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 펩을 보유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충칭에 패키징 △다롄에 낸드 팹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중국 펩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주요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국 시장이 막히게 됐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약 170억달러로 업계는 이 중 중국시장이 10%대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기존대비 제재 강도가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