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11월 들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전반적 회복세는 여전히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각)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전월(50.1)보다 상승했다. 7개월 만의 최고치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제조업 수출주문 지수도 47.3에서 48.1로 개선됐다.
민간 차이신 제조업 PMI도 51.5를 기록해 전월(50.3)보다 크게 상승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가브리엘 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규주문과 수출주문이 모두 개선됐다"며 "미국의 트럼프 관세 우려로 선주문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서비스·건설업 지표는 악화했다. 비제조업 PMI는 50.2에서 50.0으로 하락했고, 건설업 지수는 50.4에서 49.7로 떨어져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50)을 하회했다. 특히 건설업 신규주문지수가 43.5까지 하락해 부동산 부문의 부진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차이신/S&P 글로벌 서비스 PMI도 52.0에서 51.5로 하락했다. 신규사업 지수는 52.1에서 51.8로, 해외 신규사업 유입도 둔화했다. 다만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3개월 연속 증가했고, 전반적 기업 신뢰도는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합 PMI를 보면, 중국 공식 종합 PMI는 50.8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차이신/S&P 글로벌 종합 PMI는 제조업 호조에 힘입어 51.9에서 52.3으로 상승했다. 이로써 13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차이신인사이트그룹의 왕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노동시장에서 아직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 부양책의 일관성과 효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4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정지출 확대와 대미 수출 선주문 효과는 단기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순환적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충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11월 경제지표 개선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한다. 특히, 중국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 PMI 개선은 한국 수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관세 우려로 인한 일시적 효과일 수 있어 지속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중국 서비스·건설업의 부진이다. 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회복이 더디면 한국의 소비재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수출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