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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거난으로 성인 형제·자매 동거 비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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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거난으로 성인 형제·자매 동거 비율 급증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 보다 낫다는 인식 확산

미국에서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고 성인 형제와 자매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유어탱고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고 성인 형제와 자매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유어탱고
미국에서 성인 형제, 자매들이 함께 거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월세와 주택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 주거비를 줄이려고 형제와 자매가 함께 사는 비율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황혼 이혼 등으로 인해 형제와 자매에 서로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미 센서스국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50세 이상 연령층 중에서 약 110만 명이 형제, 자매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1.6%에 달하는 것으로 2012년 당시의 1.3%에 비해 늘어났다. 또 18세에서 29세 젊은 층에서는 형제, 자매와 거주하는 사람이 190만 명가량으로 전체의 3.6%에 달했다.
미국에서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이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았다. 미국의 25~34세 청년 남성들의 20% 정도가 캥거루족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국이 집계에서 25~34세 청년 남성의 19.7%는 부모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나이 여성은 12.3%가 캥거루족으로 집계됐다.

캥거루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그 대안으로 형제와 자매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형제와 자매가 같이 살면 생활 습관 차이로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서로 생활 양식을 잘 알기에 낯선 사람과 동거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형제나 자매가 함께 돈을 모아 집을 사면 그만큼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울 때 형제나 자매가 함께 거주한 뒤 여력이 생기면 나중에 독립할 수도 있다.

미국 주택 임차인들의 월세 부담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기업 레드핀에 따르면 미국 임차인 22%정기적인 수입 전액을 월세에 사용하고 있다. 세입자 7명 중 1명 꼴인 14%가족의 지원으로 월세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은 핵심 이유로 주거비 상승이 꼽힌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에 따르면 2026년까지 주거비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CPI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