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 2428.1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지난 5일 2000조원 아래로 내려온 후 2000조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외국인 이탈로 힘을 못쓰던 코스피가 계엄사태 이후 개인도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6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988조원51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구성종목 시가총액을 다 합해도 애플 시가총액(원화 환산 5175조원)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이날 기관이 825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장 내내 매도세를 이어가며 각각 5816억원, 2846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계엄사태 이후 3거래일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1조10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은 2622억원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과 높아진 환율, 탄핵 정국 돌입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상승한 1419.2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 투자은행에서도 우리나라 증시가 정치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5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탄핵 절차는 경제 정책의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재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폭제가 나타날 때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금융주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업이 현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힌 만큼,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정치 불확실성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인들의 금융주 순매도는 지난 4일 2551억원, 5일 2786억원, 6일 1759억원 등으로 총 7096억원에 달했다. 금융업종 순매도가 이틀 연속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업종 지분율도 3일 37.19%에서 6일 36.12%로 1.07%포인트 줄었다. 이는 전체 21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감소폭이 두 번째 큰 것은 보험업종(-0.60%p)이었다. 보험과 함께 금융업의 일종인 증권업의 감소폭은 -0.26%p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외국인 지분율 감소폭이 -0.05%p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인의 금융업 투자 기피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KB금융은 지난 3일 78.14%에서 6일 77.19%로, 신한지주는 61.09%에서 60.62%로, 하나금융지주는 68.29%에서 68.14%로, 우리금융지주는 46.11%에서 45.84%로 각각 감소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금융과 자동차, 통신 등은 외국인 매도세 출회에 약세가 심화됐다"며 "정치 불확실성에 원화 약세도 거세져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단 금융업종에서의 외인 이탈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주들의 단기적인 하락을 재진입 시점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주가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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