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출 원유 가격을 인하한다. 아시아 정유사들은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약 70%를 구매한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2025년 1월 인도분 아라비아 라이트(Arabian Light)의 아시아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을 배럴당 80센트 인하했다. 이로써 OSP는 오만·두바이산 원유에 배럴당 90센트를 할증한 가격으로 정해졌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아람코는 지표인 오만산과 두바이산 원유 현물가에 일정액을 얹거나 차감하는 방식으로 수출 원유가를 매달 조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달 중동 기준 유가가 폭락한 데다 최근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으로 아시아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또 1월 인도로 납품되는 중동산 선적 원유에 대한 현물 보험료 또한 원유 수요 약세로 전월 대비 절반가량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2일 로이터 통신은 아시아 정유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아랍 경질유의 1월 공식 판매 가격(OSP)을 12월 대비 배럴당 70~90센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년 만에 최저치이며, 중동산 원유 지표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는 생산량 증산을 다시 한 번 연기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보도하며 “가격 인하 폭은 시장 예상보다 컸다”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 원유 OSP는 보통 매월 5일께 발표된다. 중동 최대 산유국이자 수출국인 사우디의 가격은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의 가격 동향을 결정하며, 아시아로 인도되는 하루 900만 배럴의 원유에 영향을 미친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