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산업 탄핵 퍼펙트스톰] 비상계엄이 뒤흔든 尹-트럼프 조선업 협력

글로벌이코노믹

산업

공유
0

[K산업 탄핵 퍼펙트스톰] 비상계엄이 뒤흔든 尹-트럼프 조선업 협력

조선업 협력 바탕인 한·미 관계
악재 풀 때까지 협력 쉽지 않아
상선·함정 전방위적 수주 악영향 걱정
철강업계는 무역장벽 대응 우려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전무,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 지노 크레티엔 캐나다 국방무관, 이수억 방위사업청 북미과장(대령)(왼쪽부터)이 11월 12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내 함정 건조 현장을 방문해 최신예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전무,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 지노 크레티엔 캐나다 국방무관, 이수억 방위사업청 북미과장(대령)(왼쪽부터)이 11월 12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내 함정 건조 현장을 방문해 최신예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HD현대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조선업 협력' 약속이 탄핵 정국 장기화 조짐으로 흔들리고 있다. 모처럼 큰 기회를 잡은 국내 조선업체들은 상업용 선박부터 해군 함정까지 미국 선박 시장 전반에서 활약하기 위해 공들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기에 정치적 불안 장기화로 대외 신인도까지 흔들리면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 조선사들에 대한 발주(發注)를 주저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미 간 조선업 협력관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7일 첫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부터 함정을 비롯한 특수선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미국 정부가 현 정부에 불쾌함을 표시한 데 주목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미국이 한국 조선업과 해군 함정사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토대였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 일로 한국 정부가 비상계엄 선포로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보는데다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은 데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수호할 정부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안이 장기화되면 한·미 양국 대통령 사이에서 주고받은 조선업 협력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풍성한 수주 곳간과 조선업계 호황에도 향후 수주에 불리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국 수습이 장기화되면 한국 정부의 대외 신인도와 통상 협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대화가 필수인 방위산업 분야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조선사들이 호재를 누려온 함정 사업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사업에 특별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면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함정을 포함해 여러 업계가 활약 중인 ‘K-방산’은 국가와 국가 간 비즈니스이므로 앞으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일본산 저가 철강 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철강 업계도 무역장벽 대응력 약화에 주목하고 있다. 각국이 철강업의 무역장벽을 높이는 추세라 수출 제한이나 관세 같은 조치를 두고 정부가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차기 정부가 미국 철강업 부활을 공언하면서 한국의 철강 수출물량 쿼터가 현재의 연간 270만여 톤보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럽연합(EU)도 철강 분야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앞뒀다. 여기에 달러당 1400원대로 원화 가치 약세가 고정되면서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며 실적 부담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