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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시추선 부산항 입항… 보급 후 17일께 시추 해역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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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시추선 부산항 입항… 보급 후 17일께 시추 해역 이동

석유공사, 탄핵정국에 홍보 최소화

9일 오전 부산 남외항에 동해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오전 부산 남외항에 동해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해심해 가스전에 석유·가스 매장을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6시 부산항 남외항에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웨스트 카펠라호는 부산 영도 앞바다 인근인 부산외항에 정박했다.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에서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계획이다.
보급 작업을 마치는 17일께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본격 시추 작업에 돌입한다.

정부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까지 파고 들어간다.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데까지 2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료의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이수검층 (mud logging) 작업은 세계 1위 시추기업인 슐럼버거가 맡았다.
해양 시추 업체인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 웨스트 카펠라호는 길이 748.07ft(228m)·너비 137.8ft(42m)·높이 62.34ft(19m) 규모다. 최대 시추 깊이는 3만7500ft(1만1천430m)에 달한다. 2008년 12월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드릴십이다. 그동안 주로 동남아와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선적이라 수심이 얕은 부산신항에는 정박할 수 없다"며 "웨스트 카펠라호는 부산 영도에서 희미하게 보일 만큼의 거리에 정박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프로젝트명 '대왕고래' 가스전 시추의 막이 올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탄핵 이슈로 묻히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한국석유공사는 당초 웨스트 카펠라호 입항 관련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했지만 갑작스러운 정치적 혼란에 사진과 영상 자료만 언론에 배포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긴급 대국민 브리핑으로 직접 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해당 사업의 타당성 등 논란이 일자, 유망성 평가를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를 한국으로 급히 불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탄핵정국이 맞물리면서 두 기관은 이날 웨스트 카펠라호의 입항 사실을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도 내지 않은 채 조용히 시추 작업을 준비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예산 감액안에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따라 산업부와 석유공사로선 시추 비용 조달 방안을 찾기에도 난감한 상황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