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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中 핵심 광물 수출 통제에 다국적 기업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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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中 핵심 광물 수출 통제에 다국적 기업 '초비상'

중국, 유럽연합·일본 등에 미국과 중국 중 택일 강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16일(현지 시각) 페루 리마에서 만나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16일(현지 시각) 페루 리마에서 만나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에 맞서 취한 대미 핵심 광물 수출 통제 조처가 애초 예상보다 더 강력해 중국과 거래하는 다국적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은 이중 용도 품목 수출 금지를 발표하면서 예전과 달리 구체적으로 미국을 지목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부터 민간·군수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및 초경질 재료와 관련한 이중 용도 품목은 미국으로 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흑연 이중 용도 품목은 더 엄격한 최종 사용자·용도 검증이 이뤄진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에 앞서 수출 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추가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하다. 미 상무부는 또한 중국의 군 현대화와 연관된 기업 140곳을 수출 규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로 올렸다.

NYT는 “중국의 이번 핵심 광물 수출 통제는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으로 양분하고, 해당 글로벌 기업들에 두 시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또한 유럽 국가들에 미국 시장과 절연하고, 중국 시장과 연계해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설득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중국에 있는 유럽연합 상공회의소의 젠스 에스케룬드 회장은 NYT에 “중국의 조처가 미·중 간 기술 전쟁에서 중대한 긴장을 조성하고 있고, 유럽 경제계가 십자포화를 맞지 않을지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국이 제한적으로 조건을 부과해 승인하도록 한 결정의 공고 제16호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NYT는 “중국 정부 당국의 일련의 조처는 미국과 협상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중국 상무성이 수출 통제와 글로벌 공급망 관련 국가 간 대화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짚었다.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는 일본과 유럽연합이 미국에서 멀어지도록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중국이 이번에 대미 수출을 금지한 품목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 재료 등으로 쓰이며 중국은 이들의 주요 공급국이자 수출국이다. 미국이 2019∼2022년 수입한 게르마늄 54%가 중국산이었고, 중국은 작년 전 세계 저순도 갈륨 생산량의 98%를 차지했다. 중국은 작년 8월 갈륨·게르마늄을, 그해 12월 흑연을 수출 통제 대상에 넣었고, 이것이 미국 등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하워드 러트닉을 상무장관으로, 집권 1기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작업을 이끈 제이미슨 그리어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각각 지명하며 중국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