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은 이날 오전 장에서 전일비 10.99달러(6.27%) 폭등한 186.36달러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알파벳 주가가 돌연 폭등한 이유를 놓고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다.
S&P500 최고 종목
알파벳은 10일 뉴욕 주식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종목이었다.
장 초반 6% 넘게 폭등한 알파벳은 이후 상승폭이 좁혀지다가 오후 들어 다시 상승폭을 확대했다.
알파벳은 이날 9.80달러(5.59%) 급등한 185.1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26일 10% 폭등세 이후 올해 두 번 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1년 동안 알파벳 주가 하루 변동폭은 1.2% 수준에 불과했다.
폭등 미스터리
알파벳 폭등은 방아쇠가 없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파벳은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한 뒤 구글 분리 가능성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일부에서 구글 분리는 외려 알파벳 전체 주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은 알짜배기 구글이 분리될 경우 알파벳 주식 가치가 지금보다 낮아야 한다고 보고 주식을 내던졌다.
알파벳은 이달 들어서야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날 돌연 폭등했다.
그 흔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의견 상향, 또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없었다.
양자컴퓨터
전날 네이처지에 게재된 구글 연구진의 양자컴퓨터 관련 논문이 주가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알파벳은 전날 양자컴퓨터용 반도체 윌로우를 공개하고 이를 이용한 양자컴퓨터가 지금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도 10셉틸리언(10의 24승)년이 걸리는 계산을 단 5분 만에 해냈다고 밝혔다.
구글은 양자컴퓨터 구현에 가장 큰 걸림돌인 지나치게 짧은 양자중첩 사라짐 현상도 지금보다 존속 기간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정보를 담고 있는 양자 큐비트를 늘려 중첩 기간을 늘렸고, 이를 통해 연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비록 양자컴퓨터에서 큰 진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알파벳 시가총액을 1350억 달러어치 만큼 늘릴 정도의 파괴력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양자컴퓨터 사업은 알파벳 덩치에 비하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자컴퓨터 호재는 이미 전날 마감 훨씬 전에 나온 것이어서 뒤늦게 하루가 지나서 주가 폭등을 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일부의 분석이 있다.
대신 양자컴퓨터 반도체 윌로우는 알파벳이 구글 검색 외에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유튜브, 안드로이드, 자율주행차량 등 다양한 알짜 사업 분야가 널려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 각성제 역할을 하면서 알파벳 주가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완화 기대감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배런스에 알파벳 폭등 이유가 규제 완화 기대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월스트리트에서는 (알파벳) 분리와 반독점 위험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를 주도했던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리나) 칸의 시대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칸의 FTC 위원장 임기는 지난 9월 끝이 났고, 이에따라 알파벳을 둘러싼 구글 분할, 반독점 위험은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규제 완화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할 것이어서 그 동안 알파벳을 짓눌렀던 부정적 요인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시장이 판단하면서 주가가 폭등한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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