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 인수 부터 경영까지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대내외 평가와 기업가치가 퀀텀 점프를 이뤘다. 매출 기업 규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것을 비롯 조선 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이름을 바꾼 지 약 2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이면서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6월 거제사업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을 시작으로 한화오션이 참가한 주요 전시회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김 부회장은 2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한화오션을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바꾸고 성장시켰다. 외형 확장은 물론 내실을 다지며 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발돋움시켰다. 매출과 더불어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출범 이후 약 2조원대였던 시총은 이날 오전 기준 10조3568억원으로 집계됐다. 5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조6088억원)에 이어 2위다. 지난해 1분기 1853%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291.5%로 크게 줄었다.
저가 수주 관행도 뿌리 뽑았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매년 1월 발표하던 선박 수주 목표치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수주 전담 조직인 상선사업추진팀도 따로 만들었다. 한화오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81억5000만달러의 누적 수주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방산의 김 부회장의 현재이자 미래이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8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이 중 9000억원을 방산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나섰고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해군의 함정 정비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은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이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다른 방산업체들도 그룹 내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견고한 수출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방산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5% 늘었다. 한화시스템은 570억원으로 44%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