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았던 북미 시장에 대한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진출 등으로 위협받고 있는 유럽 시장에 더해 북미 시장까지 여러 변수에 휩싸이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이런 인수팀의 제안들은 기존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결을 같이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IRA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IRA를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 사기)이라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북미 시장에 '올인'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수의 생산 거점이 있는 것을 비롯해 보조금, 매출 비중 등 북미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IRA와 높은 성장성 등을 이유로 높은 인건비 등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북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북미에 지었거나 짓고 있는 생산 거점만 15곳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계획한 미국 설비투자 규모는 540억 달러(약 77조5062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에 대한 보조금도 받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보조금 규모는 각각 1조5000억원, 3600억원, 1000억원 가량이다.
매출 비중도 높은 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아메리카에서 8조18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SDI는 4조1538억원으로 유럽에 이어 둘째로 비중이 컸다.
여기에 텃밭인 유럽도 시장 침체,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위협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RA 폐지 가능성으로 기존 유럽 시장은 물론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