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주요 대상국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우리 수출 '빅2'에 대한 여건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내년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22일 밝혔다.
업종별 수출 전망을 살펴보면 바이오·헬스(5.3%)와 일반기계(2.1%), 석유화학·석유제품(1.8%), 전기·전자(1.5%), 선박(1.3%)은 증가가 전망됐지만 자동차·부품(-1.4%), 철강(-0.3%)은 감소가 예상됐다.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이유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 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을 꼽았다.
응답 기업 32.6%는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에 비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선을 전망한 기업(20.6%)보다 많은 수치다.
채산성 악화가 전망되는 업종을 묻는 말에는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46.9%),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 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12.2%) 등이 지목됐다.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우리 기업들의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48.7%가 미국을 꼽았다. 중국(42.7%)이 뒤를 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경협은 전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는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11.4%)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하는 규제 입법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