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미·일 통화정책 이벤트 이전까지만 해도 전략가들은 2025년엔 엔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미 Fed가 내년 통화 완화 속도 둔화를 예고하면서 시장에서 엔화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줄어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환매가 세계 통화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7월 말 이후 최대 규모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 시장운용부 시장운용팀 스기우라 사토시 수석 시장전략가는 전망 수정의 배경에 대해 “매우 매파적인 연준과 매우 비둘기파적인 일본은행의 차이 때문”이라며 “특히 일본은행의 경우 내년 1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그 시기가 더 멀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 인상 보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임금 동향과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엔화는 20일 달러당 157.93엔으로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BOJ가 내년 3월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할 경우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지적한다.
특히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축소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엔화를 빌려서 더 높은 수익률의 시장에서 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삭소 마켓 수석 투자 전략가 찰 차나나는 “연준의 매파적 성향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중단은 엔화 트레이더들이 엔화 캐리 트레이딩을 계속할 수 있는 새로운 이유가 될 수 있다”라며 “연준과 일본은행 금리 인하가 내년 1분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이며, 엔화 상승도 내년 하반기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즈호증권도 2025년 정책금리와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미일 격차가 축소되면서 엔화가 2023년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준의 최신 정책금리 전망에서 내년 0.25%포인트 금리 인하 횟수가 2회로 반토막 나면서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즈호증권 야마모토 마사후미 최고환율전략가와 미하라 마사요시 시장분석가는 19일자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와 금리 상승이 배경이 되어 달러화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수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 전문가들은 단기로는 엔화가 달러 대비 16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만약 이 수준에 도달하면 환율 개입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BOJ가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재무상과 미무라 준(三村淳) 재무상은 20일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엔화 약세를 견제한 바 있다.
노무라증권의 모리타 교헤이치(森田京平)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고토 유지로(後藤祐二朗) 수석 환율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3월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1월 금리 인상 전망치를 수정한 뒤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과도하게 진행될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 우에다 총재가 경단련 심의회에서 강연할 예정으로 이 자리서 일본은행의 매파 가능성이나 구두 개입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