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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 트럼프 입에 출렁… 안전자산 달러·금 단기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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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 트럼프 입에 출렁… 안전자산 달러·금 단기 불확실성

트럼프 취임에 환율 기세 한풀 꺾여
국내외 금값도 등락 반복
아직 구체적인 '트럼프 주문' 없기 때문
'불확실성 확대' 관건…안전자산 장기 수요 늘 수도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이 단기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이들 자산 가치는 신정부 출범으로 초반 관망세를 이어가면서도 트럼프의 ‘입’에 시시각각 반응하고 있다.

21일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가격 기준 1437.0원에 출발해 1439.5원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각각 14.7원, 112.2원 내린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거행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에 따른 관망 심리와 신정부의 점진적인 관세 인상 검토 소식 등이 들려오며 최근 일주일간 점진적 내림세를 보였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3.00%로 묶어두고, 윤석열 대통령 구속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소폭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원화의 출렁임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계엄 사태’ 전 원·달러 환율인 1400원 선 밑으로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던 11월 이전까지 130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그의 당선 소식 이후 ‘강달러’ 영향을 받아 1400원대를 돌파, 현재의 탄핵 정국을 거치며 지난달 27일 한때 1480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금 시세는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일주일 하락 추세를 보였다. 한국금거래소 고시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이날 살 때 기준 순금 한 돈당 53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트럼프 1기 임기 종료일이던 2021년 1월 20일 한 돈에 26만9000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당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위험 헤지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았었다.

국제 금 시세 역시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런던금시장에 따르면 금 현물은 전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2707.5달러로 연초(2644.60달러)보다 올랐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진 않았다.

환율과 금값이 이같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트럼프가 구체적인 정책 개요를 펼쳐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관세 부과와 이민자 정책 개혁을 예고했지만, 취임일인 이날까지 세세한 조치를 주문하진 않았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1기 사례를 살펴보면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안전자산 가치도 함께 움직였다. 그는 취임 후 감세 정책 일환으로 관세 부과 등을 실행한 바 있는데,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1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다 그의 취임 직전인 이듬해 1월 20일 환율은 1169.2원으로 오히려 하락, 임기 한 달여를 지나던 2월 말 1130.7원으로 내린 바 있다.

향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해소 속도가 더디다면 안전자산의 수요에 더 불이 붙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의 '특단' 관세 조처로 달러 수요가 강화되면 원·달러 환율은 상단을 더 열어둬야 할 전망이다.

금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앙은행들은 금 매수를 강화하는 추세다. 세계금위원회(WGC)가 6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29%는 12개월 내 금 보유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무역마찰 심화 시 금의 안전자산 매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iM증권 리서치센터도 “실질금리 하락, 경기 둔화 우려,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거시 환경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봤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