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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매각, 혼란 가중...한치 앞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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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매각, 혼란 가중...한치 앞을 볼 수 없다

틱톡이 미국에서 매각 결정을 하면 시장 가격은 400억~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틱톡이 미국에서 매각 결정을 하면 시장 가격은 400억~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 인수자 후보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창업자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앞으로 4년에 걸쳐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이른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틱톡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틱톡을 머스크나 엘리슨 누가 인수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머스크가 틱톡에 매각 협상을 위한 75일의 금지 유예기간을 준 가운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부분 국유화(?)


트럼프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인 틱톡 지분 절반을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지인지는 여전히 미궁에 쌓여 있다.

조지아 칼리지 앤드 스테이트 유니버시티 법학대학원의 니컬러즈 크릴 조교수는 배런스에 “마치 트럼프가 틱톡을 부분 국유화하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말했다.

크릴 조교수는 만약 트럼프가 국유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는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20일 미 47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틱톡 금지를 유예하고,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기한은 75일이다.

미 의회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금지하기로 했고, 미 대법원도 틱톡이 제기한 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해 19일부터 틱톡은 금지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하도록 하겠다면 실행에 나서지 않았고, 트럼프는 예상대로 금지 유예와 더불어 틱톡 지분 매각 압박에 나섰다.

앱 삭제


틱톡은 여전히 미국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애플과 알파벳이 자체적으로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이 애플리케이션을 없앤 터라 새로 내려받기는 불가능하다.

트럼프가 행정명령으로 유예했다고는 하지만 자칫 소송에 휘말릴 경우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틱톡을 새로 내려받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은 안 된다.

지난해 양당 합의로 의회를 통과해 바이든이 서명한 틱톡 금지법에 따르면 외국 적성기관이 플랫폼 지분을 20% 이상 소유하고 있으면 이 플랫폼은 금지될 수 있고, 이를 어기면 막대한 벌금도 내야 한다.

“허가 없으면 무용지물”


트럼프가 틱톡 금지를 유예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 행정명령이 법보다 위는 아니어서 애플과 알파벳은 몸을 사리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톰 코튼(공화·아칸소) 상원의원은 19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그 어떤 기업이라도 틱톡을 유치하거나, 배포하거나, 서비스하면 “수천억 달러 벌금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튼 의원은 법에 따르면 이런 경우 기업이 쑥밭이 될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저 법무부 소송만이 아니라 증권법 위반 소송, 주주 소송, 각주 법무부 소송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를 틱톡 매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21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틱톡은 “허가가 없으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면서 틱톡이 미국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의회의 허가는 ‘수조 달러짜리’라고 말했다.

빈 껍데기 인수하나


트럼프가 틱톡 지분 일부를 미국이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 억만장자 프랭크 매코트가 창업한 프로젝트 리버티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입질이 들어오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AI 애플리케이션 업체 퍼플렉시티는 18일 바이트댄스에 틱톡 인수 제안을 했다.

머스크, 엘리슨을 트럼프가 거론한 가운데 아마존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19일 분석노트에서 금융 자본과 전략적 기술 자본이 ‘틱톡의 황금 자산’ 인수에 적극적으 로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틱톡 이름만 거금을 주고 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아이브스는 바이트댄스가 정말로 틱톡 매각에 동의하면 이 매각에는 미국에서 1억7000만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알고리즘은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껍데기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크릴 교수도 이는 마치 코카콜라를 인수하면서 비밀 원료 제조법은 빼고 인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런 식으로 틱톡 인수가 진행되면 틱톡을 미국이 인수한 뒤에는 이름만 틱톡이지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사용자들이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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