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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유럽연합, 트럼프 관세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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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유럽연합, 트럼프 관세 대비해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잠재적인 무역 관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라가르드 총재는 22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현명한 접근법"이라며 "일괄 관세가 반드시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트럼프의 관세가 "더 선별적이고 집중적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우리가 유럽에서 해야 할 일은 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고, 지난 20일 취임 이후 기자들에게 EU가 "우리에게 매우, 매우 나빴다"고 말하면서 관세 부과 주장을 반복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CNBC에 "EU의 경제적 이익을 방어해야 한다면 EU가 비례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들은 관세 부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세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자국 경제를 지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미국 내 제조업을 강화하려는 트럼프의 이른바 ‘대체 이론(substitution theory)’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경제는 현재 거의 과열 상태에 가깝다"면서 이 이론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노동시장을 보면 실업률이 매우 낮다"면서 "생산능력을 보면 이미 거의 최대치로 가동되고 있으며 그래서 더 이상 수입하지 않거나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수입하겠다는 생각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수입업체들이 낮은 마진으로 사업을 장기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와 별도로 유럽 내 무역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할 것을 촉구하면서, 단일 시장을 창출하려는 열망에도 불구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손상 없이 이동하는 것을 막는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장벽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며 이것이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