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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일본 소프트뱅크 CEO 손정의 회장을 병풍처럼 두르고 의기양양하게 자신이 ‘최소’ 5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이끌어냈다고 자랑했다.
스타게이트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종목들은 그러나 계획 발표 이틀째 23일 벌써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계획을 주도하기로 한 소프트뱅크, 오라클만 소폭 올랐을 뿐 이 계획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는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산하 암(ARM) 홀딩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관련 종목들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역할 분담만 있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에 배석한 올트먼, 엘리슨, 손정의 3인은 각각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체 프로젝트 자금 조달은 소프트뱅크 손정의가 맡고 오픈AI의 올트먼은 자신의 AI 전문지식으로 프로젝트에 기여한다.
오라클 엘리슨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감독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새로 설립한 AI 투자회사 MGX도 자금 조달 파트너로 참여한다.
MS,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소유의 암은 기술 파트너로 이름이 올라갔다.
자금 조달 가능할까
문제는 돈을 어디서 조달하는지를 비롯해 핵심적인 세부 내용이 계획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첫 해 1000억 달러, 4년에 걸쳐 5000억 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맡았지만 그럴 능력이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장부상 현금과 단기 투자금이 약 380억 달러다. 즉각 조달 가능한 자금이다.
그러나 장기채가 800억 달러에 이른다.
소프트뱅크는 산하 비전펀드를 통해 1000억 달러 자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뒤에 출범한 비전펀드2는 자본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알리바바 성공 신화가 이미 비전펀드에서 소진되는 등 잇단 투자 실패 후폭풍이다.
소프트뱅크가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산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다. 22일 현재 소프트뱅크의 암 보유지분 가치는 14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트럼프 말로 '최소' 5000억 달러에 이르는 전체 사업비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오라클은 보유 현금이 약 110억 달러, 부채가 800억 달러 수준이다. 스타트업인 오픈AI는 자금을 댈 형편이 못 된다.
결국 새 자금 조달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한 MGX에 자금을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MGX도 그럴 여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MGX
MGX는 현재 오픈AI, 일론머스크의 xAI, 또 데이터브릭스 등 3곳에 투자하고 있다.
MGX 주요 돈줄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다.
무바달라는 현재 운용 중인 자산이 약 3000억 달러 수준이다. 첫 해에만 1000억 달러, 4년에 걸쳐 5000억 달러가 투입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이런 거대한 국부펀드에도 부담스러운 사업이다.
MGX의 투자 파트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실버 레이크, 베인 캐피털, 비타스 에쿼티 파트너스 등이 있다.
이들 역시 주머니가 두둑하기는 하지만 5000억 달러를 조달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이에 관해 어떤 구체적인 답도 나오지 않았다.
내부 설전까지
트럼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스타게이트에 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실제로 그럴 돈이 없다”면서 “소프트뱅크가 확보한 돈은 100억 달러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곧바로 반박했다.
올트먼은 X에 올린 답글에서 “틀렸다. 확실하게 틀렸다”면서 머스크가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질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은 “이 계획은 미국에 좋은 것이지만 미국에 좋은 것이 늘 당신(머스크) 기업들에도 최선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게이트는 원대한 계획과 달리 트럼프 핵심 측근과 스타게이트 핵심인 올트먼 간 설전, 불확실한 자금 조달 방안 등 초반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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