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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딥시크'가 뭐길래 엔비디아까지 '기절' 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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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딥시크'가 뭐길래 엔비디아까지 '기절' 시켰나

중국 스타트업, 600만 달러로 개발한 AI 모델로 '파란'
美 기술 패권에 도전장…엔비디아 시총 17%나 '증발'
지난해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에 전시된 엔비디아 블랙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에 전시된 엔비디아 블랙웰. 사진=로이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으로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로 미국의 기술적 우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7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딥시크의 등장은 AI 기술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월가는 AI 투자 거품 붕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이날 딥시크발 쇼크에 기술주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특히 엔비디아 주가는 17%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약 862조 원) 증발했다.

딥시크, '가성비' AI 모델로 돌풍…美 벤처 투자자도 극찬


딥시크가 지난달 말 공개한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 '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모델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딥시크는 이 모델 개발에 600만 달러(약 86억원) 미만을 투자했다고 밝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의 'R1' 모델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오픈AI의 추론 모델 'o1'(79.2%)을 능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개 수학 문제 테스트에서는 정확도 97.3%를 기록했고, 다양한 주제의 복잡한 질문 테스트(FRAMES)에서도 82%로 'o1'을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의 저명한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레센(Marc Andreessen)은 딥시크의 모델을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극찬하며, 저비용 고효율 모델 개발에 성공한 딥시크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딥시크의 'R1'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미국 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딥시크 모델, AI 투자 지형 변화 예고


딥시크의 등장은 AI 기술 개발 경쟁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AI 기술 개발은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딥시크는 저렴한 비용으로도 고성능 AI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AI 기술 개발 경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더 이상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거대 기업들만이 AI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딥시크와 같은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또한, 딥시크의 성공은 AI 기술의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 투자 '거품 논란'…딥시크 쇼크에 '묻지마 매도' 확산


딥시크의 등장은 AI 투자 거품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월가에서는 이미 AI 기술에 대한 과도한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투자자들은 AI 기술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기술주 매도에 나섰고, 이는 뉴욕증시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특히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AI 칩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빅테크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7%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46% 하락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격화'…수출 규제 '딜레마'


딥시크의 등장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칩 수출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딥시크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칩을 활용해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중국은 AI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