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신문인 닛케이아시아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4일부터 발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특히 미국 자동차 산업과 이와 연계한 일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멕시코산 제품 수입의 27%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차지했고, 캐나다산 제품 수입의 12%를 차지했다.
또 S&P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22%가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량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관세는 석유, 가스, 광물 자원에 대한 관세를 10%로 제한했지만, 캐나다가 미국 석유 수입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를산 원유를 포함하면 그 비율은 약 7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에 따르면, 캐나다는 2023년 미국이 수입하는 광물과 금속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이외의 희귀 금속 조달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으로 캐나다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이런 추가 관세를 감안하면 미국 내 소비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첫 11개월 동안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전체 물품 중 30%가 TV, 오디오 장비와 같은 전자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장난감, 의류 또한 수입 목록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재 인플레이션은 소비자 구매 욕구를 저해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산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완성차 업체인 닛산자동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약 27%를 멕시코에서 출하하고 있으며, 혼다자동차는 13%, 토요타자동차는 8%를 멕시코에서 출하했다. 멕시코가 자동차 부품의 절반을 미국에서 수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복 관세로 인해 더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따른 비용 절감 및 유리한 무역 조건을 바탕으로 현지에 진출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쓰이물산 우에노 사유 사장은 “소비세와 마찬가지로 관세는 역진적(regressive)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를 보였다.
또 미즈호증권의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다면, 세계 경제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한 증권사는 전면 관세로 미국의 실질 국내 총생산이 0.76%, 일본의 실질 GDP가 0.0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각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서 판매되는 완성차 40% 이상을 멕시코에서 출하하는 폭스바겐은 아우디와 포르쉐 모델의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일본 사무기기 제조업체 리코는 트럼프 관세 인상안에 따라 중국이 아닌 태국에서 제조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