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영상 보고·챗GPT 정책 토론”… 디지털 기술로 행정 효율성 높인다
![고양시 업무보고장 전경. 사진=고양시 제공](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017110800016f0f3e23044121131237228.jpg)
지난 5일 열린 업무보고에서 한 신규 공무원은 50초 분량의 정책 홍보 영상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인기 라면 광고를 패러디한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문구, 나레이션, 자막까지 모두 챗GPT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는 기존의 일방적인 보고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으로, 정책 전달력과 흥미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양시는 1월 13일부터 실국소 및 산하기관별로 2025년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AI, SNS,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보고를 시도하고 있다. 유튜브, 핀터레스트 등에서 국내외 도시 사례를 찾아 공유하고, 챗GPT를 통해 정책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도출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러한 변화는 보고 과정에 젊은 실무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보다 수평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6급 이상 팀장과 과장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업무보고에 7~9급 실무자들의 참여율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고양시청소년재단은 보고 자리 배치를 직급 역순으로 배치해 신규 직원들이 먼저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내 수평적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토론하는 이동환 고양시장. 사진=고양시 제공](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017115208342f0f3e23044121131237228.jpg)
고양시는 AI와 빅데이터를 행정 운영에 적극 도입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동환 시장은 “디지털 기술을 공공이 먼저 도입하고, 정책을 통해 민간에 확산해야 한다”며 “스마트한 행정으로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2023년부터 이동환 시장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디지털 정책플랫폼’을 시장실에 도입해 사건·사고, 민원·교통, 정책 현황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간부회의에서도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공유해 정책 결정을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각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스마트 데이터플랫폼’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시는 AI·빅데이터 기술을 단순한 내부 행정업무에 국한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에 적용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혈당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디지털 혈당관리 시스템’, 홀몸 어르신을 돌보는 ‘AI 돌봄로봇’ 등을 도입해 건강과 복지를 지원한다. 또한, 카카오톡을 활용한 24시간 민원 상담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안전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화재, 낙상, 실종 등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3D·드론 기술을 활용한 노후 건축물 원격 안전관리 시스템과 등산로·공공시설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주소정보 시스템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자율주행버스 시범 운영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의 최적 교통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미래 교통산업으로 주목받는 도심항공교통(UAM)을 킨텍스 일원을 중심으로 육성해, 향후 하늘을 나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열린시장실 내 디지털 정책플랫폼 모습. 사진=고양시 제공](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017124408144f0f3e23044121131237228.jpg)
농업 분야에서는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스마트팜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이동환 시장은 “지하공간이나 공실을 활용한 도심형 수직 스마트팜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주문하며, 도심 내 지속 가능한 먹거리 확보 방안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고양시는 이러한 디지털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 ‘AI 혁신팀’을 신설하고, 공공행정의 업무 사각지대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동환 시장은 “챗GPT는 질문이 정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답변의 질이 높아진다. 우리 공직자들도 시민들의 요구를 더욱 세심하게 파악하고 구체적으로 질문하며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며 “올해는 소극적인 대답보다 적극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행정이 점점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양시의 이러한 변화가 시민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