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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프랑스 파리 AI 정상회의…글로벌 AI 규제·투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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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프랑스 파리 AI 정상회의…글로벌 AI 규제·투자 경쟁 본격화

‘AI 행동 정상회의’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대형 전시관 ‘그랑 팔레’에서 10일(현지시각) 개막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행동 정상회의’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대형 전시관 ‘그랑 팔레’에서 10일(현지시각) 개막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글로벌 규제 및 협력 방안을 세계 정상들이 논의하는 ‘AI 행동 정상회의’가 10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일정에 들어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회의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함께 마련한 것으로 세계 80개국 정상급 인사와 글로벌 AI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기술의 안전성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회의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장궈칭 중국 부총리, 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 등 정계 지도자들은 물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AI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도 대거 참가했다.

한국에서도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이 참석했다.

◇ 마크롱, 1090억 유로 규모 AI 투자 발표


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는 AI 기술 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향후 몇 년간 1090억 유로(약 163조2000억원)를 AI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는 캐나다 대형 투자사 브룩필드의 200억 유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500억 유로가 포함돼 있고 이 자금은 주로 프랑스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및 AI 연구개발(R&D)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밝힌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AI 산업 육성 전략에 상응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 AI 규제와 안전성 논의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AI의 안전성 강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문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AI 기술 격차 해소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특히 글로벌 AI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국제 기구 설립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I 규제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내렸던 AI 관련 행정명령을 철회하면서 AI 규제 완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파리 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은 밴스 부통령이 이끌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절 설립된 AI안전연구소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발표될 AI 안전 원칙에 대한 공동 성명에 미국이 서명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등은 강력한 규제와 윤리적 기준을 강조하는 반면, 미국은 AI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등 점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딥시크’ AI 기술, 글로벌 AI 경쟁 구도 흔들어


이번 회의에서는 AI 규제뿐만 아니라 중국의 AI 기술 발전에 대한 경계심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의 최신 AI 모델 딥시크가 미국과 유럽의 경쟁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AI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9일 파리에서 열린 사전 행사에서 “딥시크는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냈지만 과대 평가될 수도 있다”며 “기술적으로 새로운 혁신이라기보다는 기존 기술을 잘 활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사비스는 “딥시크의 핵심 알고리즘은 대부분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기술”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 한국, AI 규제 논의·기술 협력 적극 참여…삼성·네이버·LG 대표단 파견


한국 대표단도 AI 기술 개발과 규제 협력 논의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 네이버, LG AI 연구원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 AI 기술 협력 및 윤리적 활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임 장관은 회의 참석 전 “AI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AI 글로벌 표준 설정과 관련한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