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로고.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3004843054439a1f3094311109215171.jpg)
이들은 중국 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조된 우편 라벨을 구매한 후 미국 내 창고에서 이를 출력해 불법적으로 배송을 진행하는 방식을 사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미 우정국(USPS)는 이같은 편법 행위로 연간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매체 레스트오브월드에 따르면 USPS 위조 라벨 판매가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판매자들은 60센트(약 8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가짜 라벨을 구입해 이를 미국 내 물류센터에 전송하고 창고 운영자들은 라벨을 출력한 후 패키지에 부착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USPS 관계자는 레스트오브월드와 인터뷰에서 “가짜 라벨 사용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이라며 “이 문제는 단순한 소규모 사기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우편수사국(USPIS)은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과 협력해 위조 라벨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뉴욕항과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위조 라벨이 부착된 소포를 대거 압수했다.
하지만 USPS 내부 직원들조차 모든 패키지를 검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의 한 USPS 직원은 “이미 물류 시스템을 통과한 소포는 우리가 걸러낼 수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다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무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가짜 배송 라벨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될 경우 판매자 계정 정지 및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무 판매자들은 극단적인 가격 경쟁 때문에 불법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무에서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상하이 소재 업체 모모렌즈이 엘레나 왕 대표는 “배송비 절감 목적으로 2024년 USPS 라벨을 개당 3달러(약 4000원)에 구입했으나 결국 가짜 라벨이었던 것으로 판명돼 1만 달러(약 13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압수당하고 테무 측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테무 판매자는 “테무의 초저가 정책 하에서는 정식 배송비를 부담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며 “위조 라벨을 사용하면 배송비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미국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추진한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혜택 폐지’ 정책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시행되면서 중국 플랫폼들은 미국 내 창고 운영을 확대하거나 대체 배송 전략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위조 라벨과 같은 불법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뉴햄프셔대의 린 장 교수는 레스트오브월드와 인터뷰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제품을 원하지만 이런 구조가 불법적 방법을 조장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겨냥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