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4일 촬영한 1달러 지폐. 사진=AP/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4070110073413bc914ac7112232215111.jpg)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상호 관세 시행 보류 움직임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장관에게 국가별로 새로운 관세를 제안하도록 지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그렇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4월 1일까지 모든 검토가 완료돼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후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상호 관세 발효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자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10bp(0.1%포인트) 넘게 하락한 4.531%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한 4.307%를 기록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관세 발효 보류 소식에 달러화 매도로 대응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61% 하락한 107.25를 기록하며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58% 상승한 1.0442달러를 기록했고,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1.05% 강세를 보이며 152.80엔에 후반 거래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세를 당장 부과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멕시코, 캐나다 및 콜롬비아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이미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전략으로 협상을 위한 시도로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 뉴욕의 스티브 잉글랜드 글로벌 G10(주요 10개국) 리서치 및 북미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의 메시지는 ‘우리가 당신을 잡겠지만 오늘은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시장은 여기서 위안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트레이더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낮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 점도 채권 수익률과 달러화 하락 요인으로 가세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에 반영되는 의료 품목과 항공료 등 몇 가지 구성 요소가 하락하면서 오는 28일 발표될 PCE 가격지수가 낮게 나올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브레너는 "PPI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고 수정치도 더 높게 나왔지만, PCE에 반영되는 실제 데이터는 약했다"면서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이 주시하는 것은 PCE인 만큼 실제로는 더 나은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PPI 발표 이후 1월 근원 PCE 가격지수 전망치를 0.4%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의 이날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딕슨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추세를 훨씬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와 이민 제한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관세는 유로존의 성장을 더욱 저해할 수 있다"면서 "달러의 전반적인 추세는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